Groove in the air/모험기

고엔지 유랑기

서울소녀회 2011. 7. 18. 22:30
일이랑 관련해서 일주일동안 일본에 갔다왔습니다. 취직된거 아니니까 오해는 마시구..
여유가 없어서 관광같은 건 못하고 잠깐 두어시간 정도 고엔지에 다녀왔어요.
목표는 로스앤젤레스 클럽과 JR 고엔지역. 도쿄메트로 히가시 고엔지에서 JR 고엔지로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숨겨진 목표는 환상칠호선(칸나나도오리)와 노을빛 석양 싱글 표지인 바로 그 다리.
로스앤젤레스 클럽 블로그에 들어가봤지만 대학 클럽 대관 따위를 하고 있길래 라이브는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낮에 가기로 했어요.



도쿄는 장마가 끝나 폭염입니다.
혹시 몰라 우산을 가져갔지만 비는 한톨도 못보고 구름조차 햇살을 막아주지 못한 그런 날씨였어요.
역 출구로 나오는 순간 우산은 양산으로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출구 정면에 있는 횡단보도는 건너지 않습니다.

도쿄 메트로 히가시 고엔지의 2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꺾으면


훼미마가 있고, 로스앤젤레스 클럽은 사진에서 골목에 있습니다. 바로 보여요.




짜잔


좀더 클로즈업


 
지하에 있어요. '스튜디오 관계자 이외 자전거 주차 금지'
소심하니까 계단을 내려가볼 생각도 못하고 슬쩍..
 



맞은편 앵글에서도 찍어봤습니다.
 


JR 고엔지로 가볼까 하고 대충 가던 중에 반가운 표지판을 발견했습니다. 칸나나. 칸나나도오리가 곧 나오겠군요.
헤매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가고 있었는데 다행히 안 헤맸어요.


칸나나가 고엔지에 있다니... 언뜻 들은 적은 있지만 이걸 눈으로 보다니...
로스앤젤레스 클럽에서 이렇게 가까웠다니... 


듣고갑시다 후지패브릭의 '환상칠호선'






차가 정말 많이 다녔어요. 도심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도로니 당연한가 싶기도 하네요.
트럭이 한대 지날때마다 인도까지 열기가 후끈하고 진동도 꿀렁꿀렁...
횡단보도를 지나 계속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가는 길에 발견한 팬지. 팬지가 아닐지도.. 그럼 이름을 모르는 꽃이네요. 
듣고갑시다 '억지쓰기ないものねだり'





이윽고 후끈하지만 평온한 고엔지의 주택가를 지나쳤습니다.
나중에 편의점에서 생수 살때 보니까 얼굴이 시뻘겋더라구요 ㅠㅠ 뭔 병걸린 사람같이...
중간중간 가게에서 쉬어주는 게 좋았겠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JR 고엔지 역 방향이 확실한 골목으로 나왔습니다!
몇몇 구제 옷 가게를 들러서 구경했는데 야마우치가 입을 법한 학종이st. 티셔츠가 제법 있더라구요
소우군의 패션센스는 일본에서는 그렇게 특이하지 않았던 건지도 몰라...요..


좀 번화가다워졌죠.

그리고 도착지 JR 고엔지



JR 고엔지 역 남쪽 출구는 시무라가 사진을 찍었던 때와는 아주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세월은 자꾸자꾸 흘러가고 건물이 헐리고 그 자리에 새 빌딩이 들어서고 버스정류장은 장소를 옮기고...
이미 발밑에 깔린 돌 색이 다르더라구요.
여담이지만 JR고엔지 역을 통과하는 소부선 중 공항 고속 철도 쪽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나서, 소부 보통 열차가 잠시 달리지 않는 중이었습니다. 기분이 복잡했어요. 결국 그날 겪은 안전사고만 두번이었습니다.


절전때문에 인공폭포를 정지한다는 공지사항. 

다른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날은 너무 덥고 더 걸을 힘이 없어서 결국 노을빛 석양 자켓이었던 그 빨간 다리 (그러고보니 그거 이름도 모르네요. 덕력이 부족하다)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시 또 갈 기회가 있겠죠. 그땐 애비로드를 패러디한 그 자켓을 또 패러디해보고 싶어요. 그래도 칸나나를 그렇게 쉽게 찾으리라고는, 헤매지 않고 JR역까지 쉽게 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서 기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