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일기
속눈썹
서울소녀회
2016. 4. 6. 00:35
나는 물 속에서 눈을 뜨지 못한다.
안구건조증 때문에 건조한 눈동자에 갑작스레 물이 닿으면 시리기 때문일 거라고 추측만 하고 있다. 적응될때까지 계속 눈을 뜨고 있으면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별로 극복하고 싶지 않다.
그건 그런데, 샤워하는 중에도 물을 손으로 닦아내지 않으면 눈을 뜰 수가 없는 건 불편하다.
물 속에 담겨있는 것도 아니고, 눈 주변에 고여있는 물을 눈을 꾹 감았다 뜨면서 흘러내리게 하면 될 거 같은데, 그러고도 눈을 뜨면 다시 눈으로 물이 흘러든다.
오늘 샤워하다 문득 깨달았다.
속눈썹숱이 적고 힘이 없기 때문에 속눈썹에 매달려있던 물방울이 버티지 못하고 눈을 뜨자마자 쭈루룩 흘러내리는 것이다!
온몸의 털이 다 가느다란 것이 이런 식으로 불편할줄이야... 머리숱 적어보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 고통...
다리털 밀어본 적 없고 무슨 색깔로든 염색이 잘 먹는 건 장점이지만, 만약 짙고 풍성한 속눈썹을 가질 수 있다면 이 장점 모두 반납해도 상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