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그 가지런한 거리 생각해냈을 때 왜인지 떠올랐어
영웅인 체 뽐냈던 뒷골목의 내가 어렴풋이 보였어
또 이럭저럭 하는 사이 그 다음 다음이 계속 떠올랐어
잔상이 가슴을 꽉 움켜쥐어
옆집 키다리한테 빌린 야구방망이랑
구멍가게에 용돈 조금 가지고 가자
엄청 고민하느라 시간이 흘렀더니
구름의 방향이 바뀌어서 똑 하고 떨어지네
어깨를 늘어뜨리고 돌아왔어
창에서 살짝 손을 내밀어
비가 그친 걸 눈치채고
허둥지둥 집을 뛰쳐나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햇빛이 내리쪼이고
멀리서 아지랑이가 흔들리고 있어 아지랑이가 흔들리고 있어
분명 지금은 사라진 것도 많이 있겠지
분명 그래도 그 사람은 변함없이 지내고 있겠지
또 이럭저럭 하는 사이 그 다음 다음이 계속 떠올랐어
일어난 일들이 가슴을 꽉 움켜쥐어
창에서 살짝 손을 내밀어
비가 그친 걸 눈치채고
허둥지둥 집을 뛰쳐나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햇빛이 내리쪼이고
멀리서 아지랑이가 흔들리고 있어 아지랑이가 흔들리고 있어
아지랑이가 흔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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