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ove in the air/모험기

Fujifabric Hello!! Boys & Girls @ hibiya yaon

서울소녀회 2015. 10. 29. 20:56
Fujifabric Hello!! Boys & Girls @ hibiya yaon

히비야 야외음악당 장내로 진입하자, 몇번이나 돌려보았던 디비디의 그 장소가 나타났다. 현실감이 잘 안 났다. 난 디비디를 볼때 객석에는 거의 신경을 안 써서 몰랐는데, 연대 노천극장처럼 객석이 둥글게 무대를 둘러싸고 뒤로 갈수록 자리가 높아지는 형태였다. 그리고 자리마다 좌석이 다 정해져있어서 스탠딩이라고 해도 앞쪽으로 밀고 나갈수가 없었다. 잠깐 후쿠오카젭의 재현을 꿈꾸어보았으나 헛된 꿈이었다.

그래도 자리가 있는게 어딘지. 펜스 뒤에는 서서 보는 자리를 당일 별도 판매 하고 있었다. 서서 본다고 해도 티켓 가격이 동일했다. 서서 보는 자리도 빼곡하게 가득차서, 약간은 아담한 공연장 안에 거의 3천명은 되는 사람들이 들어왔다고 한다. 정말..표를 구한게 기적같다. 오오타니상과 쿠루링님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약간의 딜레이 후에 드디어! 멤버 셋은 걸즈반 아샤와 같은 의상을 입고 나왔다. 

그린 버드
이 공연은 굳이 말하기 입이 아프지만, 9년 전의 라이브를 세명의 멤버가 어떻게 재해석했는지를 보여주고, 그로 인해 현재와 미래의 후지패브릭을 보여주는 자리이다. 첫 곡은 멤버 역할 개편 후 첫 연작이었던 'boys' 와 'girls'의 첫 곡인 그린 버드로 시작했다. 9년 전의 첫 곡은 사계절 연작의 첫 곡이었던 벚꽃의 계절. 첫곡을 어떻게 할지 궁금해했는데, 이번에도 후지패브릭은 정공법을 택했다. 한편 보컬이 유독 크게 들리는 느낌이 있었다. 악기들의 밸런스와 다이짱의 코러스는 매우 조화로웠다. 자리 탓일까, 아니면 야마우치의 자신감의 표시일까?

사실은 입장을 기다리는 중에 들려오는 리허설 사운드 속에 스트링 세션이 있어서 혹시 스트링 오나??? 오는건가?? 우치 친구라는 그 첼로 오는 건가?? 괜히 심장을 떨었는데 그냥.. AR 트랙이었다... (다이짱이 리프 리허설 해본걸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굳이.. 스트링만 해볼 의미가..? AR인듯..) 흑흑.. 스트링 나마 세션..빠이..

니지
다이짱의 코러스가 남기고 간 그린버드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니지가 훅 치고 들어왔다. 다이짱의 솔로 전에 시무라가 다이짱에게 가 얼쩡대던 것처럼, 야마우치도 기타를 들고 그 앞을 왔다갔다 하는데 마침 바람이 불어오면서 코트가 크게 나부꼈다. 나는 순간.. 왕자님인줄....... 호시사루퍼레이드에서의 백의도 왕자님 같았지만 그건 좀 웃음기가 섞였다면 이건 정말.. 멋있었다. 아... 야마우치한테 진 느낌이야... 
멤버 이름을 호명하거나, 예~ 하는 등 '반드시 분위기를 끌어올라 달리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보컬로서의 야마우치는 망설임이 없어진 것처럼 보였다. 

스몰월드
니지-스몰월드의 연달은 조합은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놓고 보니 곡끼리 색이 비슷하다. 셋리스트의 바리에이션이 그라데이션처럼 서서히 변한다. 

꿈꾸는루저
이 곡은 특히 조명이 여러색으로 번쩍였다. 뒷 벽면 조명은.. 그.. 이름을 모르겠는데 십자형태의 프레임 안에 전구가 박힌 모양의 라이트들이 격자그물처럼 달려있었고 회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쉴새없이 터지는 조명에 멤버들이 번지고 왼편으로 보이는 객석도 물들고... 나는 감동에 전율하고...

샤리
기타 하울링으로 시작했다. 무슨 곡이 나올런지 감을 못 잡는 와중에 바로 뚜구둥 뚱 둥 뚱뚱뚱 하고 레코딩보다는 아주 약간 느린 샤리의 전주가 고막을 때리니 절로 탄성이 나왔다. 샤리 전주는 곡에 육십퍼센트 정도 공헌한다고 본다. 나머지는 주요 리프랑 맨 마지막에 으흐흐흥흐흐흐흥↗️이랑 왕!(dog)인 것이다

짧은 엠씨가 있었다. 
9년전에는 이 시간이 아직 밝았지만 이번엔 이미 어둡다며.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리고는 사보텐 레코드.
어머니 아버지 사보텐 레코드라뇨....... 제가 저도 모르는 새에 좋은 일 많이 했나봐요.....
시무라에 비해 담백한 야마우치의 목소리톤에 맞춰 원곡보다 더 심플한 리듬라인.
특히 보보상의 해석이 9년전의 키도상과 다른 게 흥미로웠다. 
(이후의 셋리에서도 계속 이런 경향이 보였다. 보보상 서포트 이전 곡들에 대한 -대체로 마일드해진- 재해석.) 
9년의 세월이 흘렀고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후주를 끝내고 야마우치가 재현하는 9년 전 시무라의 마무리 리프.
온 장내가 숨을 죽이는 게 느껴졌다.

온 베이스, 카토 신이치!
베이스 솔로로 시작한 걸즈반 수록곡 '키노우'. 카토상 작사작곡. 카토상만 핀포인트 조명을 받으면서 시작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신곡. 보이즈에서 카토상이 만든 '한여름의 대삼각관계'와 쌍을 이루는 노래다. 미디움템포의 상냥한 멜로디. (가사는 슷빠이...)

로보로그
다이짱 작사작곡의 로보로그. 원래도 재즈풍이 가미되어있었지만 훨씬 재즈 느낌이 나게 편곡했다. 여전히 야마우치는 기회만 있으면 가사에 따라 율동..도 아니고 동작...그래 동작이라는 말이 좀더 어울리는 제스춰를 취한다. 이번 로보로그에서는 두 팔 - 눈 - 뇌(머리)로 이어지는 그.. 부분..ㅋㅋㅋㅋ
후주에서의 기타 솔로는 굉장히 감성적이었다. 다만 3인 체제로 개편된 후 야마우치의 기타 솔로 스타일이 조금씩 비슷비슷해진 느낌을 받고 있다. 잘 하는 걸 더 잘하겠다는데 뭐 어떠냐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론 더 새로운 걸 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젊은이의 모든 것
다시, 시무라 마사히코.

마지막 불꽃놀이, 올해도 시작했구나.
몇년이 지나도 생각이 나버려
없을까 없겠지 그렇게 생각했는데
큰일이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마지막 마지막 불꽃놀이가 끝이 나면
우리들은 변할까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

에코
야마우치 소우이치로, 카토 신이치 작사작곡.

그 이후로 많은 일들이 있었어
혼자서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것들이었어
시간은 흐르고 지구는 돌아가, 언제나처럼
그 이후로 좀 어때? 잘 지내?

떨어져 있어도 닿을 수 있도록
지금 생각하는 그대로를 실어서 너에게
너에게, 바칠게

시무라 없이 처음 맞는 로킹온 페스에서 거의 울기 직전의 모습으로 에코를 연주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 후로도 또 한참이 지났다. 이 공연은 9년전 후지 사상 첫 야음을 재해석하는 자리. 현재 후지패브릭의 모습과 앞으로의 방향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대답인.. 와카모노노 스베떼와 에코를 연달아 들으며 우리는 시무라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별 일이 없는 한 (또 별일이 있으면 안 됨. 이미 너무 큰 별일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 밴드의 노선은 계속 이 방향일 것이다. 시무라를 잊어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젊은이의 모든 것을 시작하기 전에 야마우치가 튜닝을 하모닉스로 확인해봤던 게 기억에 남는다.
묘하게 여운이 남는 부분..

긴 엠씨가 있었다.
공연 전에 9년전 라이브 디비디를 틀어봤는데, 자기는 되게 앞에 나서는 거 좋아하더라며 ㅋㅋ 
다이짱보고는 '다이짱이 아니라 딴 사람이 서 있던데?' 하고 놀리고
카토상한테는 '전혀 변하질 않아서 좀 변해봐라 싶은 사람이 있었다'고 놀렸다. 옷 스타일도 비슷ㅋㅋ
다이짱은 자기에게는 일종의 사이클 같은 게 있어서, 지금은 9년전보다 오히려 더 젊어졌다고, 
중학생 때 이런 외모였으니 조만간 곧 9년 전 히비야때같은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근데 잘 보면 카토상도 변했다구..! 9년전 카토상은 좀더 신경질적인 예술가 같았다구!!

그리고...난데없이 야마우치 본인의 34번째 생일 피력! (実は..今日は僕の誕生日で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출생정보를 읊더니 (1982년 10월 25일 오사카 출생...) 인생역정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이번이 몇번째 읽고 듣는지 모르겠는 그.. G코드 이야기도 해줬다. 하긴 첨 듣는 사람도 많을거야
지코드를 잡으면서 좌좡~ 하려고 했더니 음향 ON이 안 되어 있어서 츳코미넣음. ㅋㅋ 귀엽군...(중증)

인생역정을 읊는 중에 '도쿄에 상경해서...지금에 이르렀습니다.'라고 아마리니모 갑작스러운 축약에
다이짱이 츳코미를 넣기도.ㅋㅋ
그 이야기를 하면서 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게 너무 웃겼다. 머릿속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정리하느라고 두뇌풀가동중인게 너무 잘 보였음. 뱅뱅 돌다보니 마이크 선이 꼬여서 스탭이 후다닥 달려와 풀어줌.. 아아.. 도련님..되련님..!

아무리 생일이래도 그렇지 왜 난데없이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나 했더니, (나 약간 오그라들기 직전이었음)
시무라 사후 자기가 노래를 시작할 당시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자긴 기타리스트니까, 처음에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오직, '시무라뿐이었다 志村のことしかなかった'. 정말 그 이유 단 하나 뿐이었던 것이, 라이브를 거듭하고, 곡을 직접 쓰고, 부르게 되면서,  점차 노래를 부르게 되는 이유가 생겨났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라는 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런 '노래의 즐거움'을 알게 된건 관객들, 팬 덕분이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러니까 부도칸의 엠씨에서 이어지는 얘기인 거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로, 결심해줘서, 후지패브릭을 과거에 액자로 걸어놓지 않아서, 그러면서도 오늘같은 말을 틈만 나면 해줘서 여전히 눈물나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한심해보일만큼 갈라진 목소리로' 시무라의 뒤를 잇고 있음을 웅변하는 게 모양이 안 날텐데도 일부러 세련된 척, 쿨한 척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연예인 걱정이 가장 쓸모없는 거라더니, 아니나다를까 듬직하고 어른스러운 사람들이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였다. 

꽤 엠씨가 길어져서 관객을 앉힐 걸 그랬나? 라고 다이짱에게 물어보니 다이짱이 '괜찮아.'라고 단호하게 대답해서 관객들이 웃기도. 뒤늦게 '그런 뜻이 아니라~'라고 수습하려는 다이짱..귀여워...

그리고 얼론*3. 전주 기타..틀림....ㅋㅋㅋㅋㅋㅋㅋ아 아닌가? 그냥 전조해본건가?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음계가 달라서 일부러 그런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중간에 솔로가 아주 파워풀하게 들어감. 보이즈도 씨디보다 라이브가 훨씬 좋은 앨범이었다. 
비록 전주 말고도 조금씩 틀렸지만..! ㅋㅋㅋ 그럼에도 라이브가 더 좋다는 건 에너지가 있는 밴드라는 것.

모노노케 하카란다
아 진짜... 진짜 숨막히는 줄 알았다 너무 멋있어서
검은 부분이 > 모양으로 남도록 흰색 조명을 킨 다음 오른쪽으로 계속 이동시켜서 검은 >가 오른쪽으로 달려나가는 효과를 만들었다. 즉 모노노케 하카란다 뮤직비디오를 오마주함. 충격적이게 멋진 비주얼이었다.

역시 달라진 보컬 톤을 의식한건지 기름기가 빠진 느낌.
보보상의 드럼이 특정 부분에서는 약간 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베이스를 안 밟은 게 아닌데 어째서..?
음알못이라 잘은 모르겠다.
보보상 이 추위에도 반팔이었대고 심지어 유럽 투어 갔다온지도 얼마 안 됐다는데 혹시 영향이 있었을지도..
아니면 히비야 야음 구조상 그렇게밖에 안 들리는 걸지도? 
그러고보니 9년전 디비디에서도 벚꽃의 계절할 때 앨범에 비해 훅 비는 느낌이 있어서 놀랐었다.

그리고는 엄청나게 이모셔널한.. 개인적으로는 탐미적이라는 느낌까지 드는 키보드 솔로로 다음곡이 시작됐는데, 세상에.. 확 다르게 느껴지는 우치아게 하나비였다. 끼익대는 기타는 울음소리처럼 들렸다. 
시무라의 '일본풍和風'이 9년의 세월을 지나 조금 엷어진 대신, 고딕적이고 탐미적인 느낌이 덧발라졌다.
끈적한 농담같은 느낌이 덜해진 대신 암막 커튼이 흔들리는 사이 보이는 만월같은 느낌...표현이 구려서 죄송합니다..
굳이 하나 예를 더 들자면 게게게노 기타로에서 천사금렵구로 이동한 느낌? 더 모르시겠죠 죄송..

새벽의 비트
보보상의 이치, 니, 산은 심장을 뒤흔드는 매력이 있다...ㅠㅠ
그리고 어김없이 뒤돌아서 기타치기! 이때도 뒤돌아서 만면에 웃음을 활짝 띄고 있었을까. ㅋㅋ

매직
달이 어느새 이동해서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 있었다. 객석에 가득찬 보가라이트에, 관객참여형 인터랙티브 곡순에는 어김없이 팍팍 객석쪽으로 뿌려대는 오렌지색 조명이 섞이고, 위에는 슈퍼문이라 해도 될 것 같은 커다란 달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야외음악당의 참맛이 이런 거구나.
그러나 예상보다 추워진 날씨는 변수였다. 펄럭이는 코트와 함께 무대를 좌우로 왔다갔다 하며 '오~오~오~오~오~'를 유도하는 야마우치의 소망에 몸이 굳어버린 관객들의 호응은 여느 때보다 저조했으며..ㅠ.ㅠ 야마우치는 좀더 목소리를 들려줘! 를 외치고야 말았다.. 야온이 객석 소리를 좀 먹어버리는 형태인지.. 분명히 저쪽 맞은 편 객석에서 손도 열심히 흔들고 팔짝팔짝 뛰는 거 같은데 함성 소리가 거의 들리질 않았다. 무대에선 잘 들렸기를.. 우리 오빠들 기쁘게 해주는 게 새우젓의 본분 아니겠습니까

별이 빛나는 밤에
매직에서 적어도 내가 있던 쪽 구역은 호응이 저조했음이 틀림없다. ㅠㅠ
호시후루에서는 코러스 떼창이 가능했던 것이다!!
휴...오빠들 진짜 한국 좀 오세요.. 일당백의 정신으로 진짜.. 떼창..보여드립니다......예???오라구요쫌 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페스부터.. 안산 말고 인천.. 욕심을 좀 부리면 도심형으로 와주시면 좋겠DA)

Girl! Girl! Girl!
솔직히 말하면 보이즈반보다 걸즈반이 훨씬 잘 빠져서 상당히 놀랐다. 과연 후지패브릭 옷상 3인이 그리는 '소녀'란 무엇인가라는 우려를 뒤로 하고,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띄고 들을 수 있는 음반이 나왔다. (이상화된 소녀라던가 너무 메르헨스럽지 않나 하는 문제는 아직 남아있으나) 특히 걸*3은 지루할 틈이 없는 구성에 귀에 쏙 들어오는 훅이나 멜로디 같은 게 완성도가 높다. 스피츠도 느껴지고 플리퍼스 기타에서 느낀 파스텔 톤이 느껴진다. 그럼 나한텐 게임 끝난거지 ㅋㅋ 

아 맞다
아 맞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곡을 하는 중에 마이크를 스탠드에서 빼서 앞으로 나와 노래를 불렀다. (스탭 후다닥 배선 정리 2회차)
그리고.. *손키스*를 날렸다...............
*손키스*
*손키스*
*손키스*

태어나 단 한번도 손키스를 날려본 적이 없는 사람의 손키스였다
갓태어난 기린이 날리는 듯한 손키스...
그리고는 돌아가다 마이크선에 넘어질뻔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곡이 끝나고는 뻘쭘했는지 '잘 하고 있었는데... 쿳소- ええどころだったのにな...くっそー’ 를 시전
아뇨 야마우치씨 잘 하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욬ㅋㅋㅋㅋ 우리 이렇게 서먹해지나요...

그리고는 멤버 소개를 했다.
서포트 멤버 보보상 나고상, 다이짱 카토상, 그리고 시무라 마사히코, 
본인 소개를 까먹고 있다가 야마우치 소우이치로까지.

모자처럼 가리킬 곳이 없는 곳에서 (하늘을 가리킬 순 없잖아..그러면 나 울거야..) 
시무라를 소개하기가 약간 어색한 감은 있지만, 뭐 앞으로 잘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퀸이 프레디 머큐리를 소개하진 않지만, 이 밴드의 자세나 개연성을 보면 정말 특수한 경우니까.
무엇보다 멤버들이 시무라를 정말 사랑한다. 트루러브.. 팬들이 이길 수가 없으므로.. 
후지패브릭 짱팬 넘버 원이 멤버들이므로..

새벽 전
야마우치는 그렇게 오랫동안 록큰롤에 빠져있(었던 것 같)은데 '아 포텐 터졌다' 싶은 건 발라드다. 명곡.
막 감상에 젖어가는데....
놀랍게도 이것이 마지막곡이었다. 1시간쯤 하지 않았나요? 왜? 벌써?
그러나 두시간이 지나있었다. 

앉아서 박수치며 기다리니 멤버들이 다시 나왔다.
야마우치만 코트를 벗고 나왔다. 추울텐데;;

앵콜 첫곡은 걸즈반의 또 하나의 포텐 발라드 BABY.
신디 라인도 아름답고, 야마우치의 목소리가 가장 매력적으로 들릴만한 멜로디도 좋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리듬부도 안정적이다.
어쿠스틱 기타에만 기댄 브릿지는 마치 도심 속 공연장인 히비야 야외음악당을 위해 만든 부분같았다.

그런데 곡이 끝나더니 갑작스러운 다이짱의 재채기가..?
자연스럽게 재채기가 시작돼서 첨엔 스탭이 음향 사고 낸 줄ㅋㅋ
소우군의 '여운을 음미하고 있는 중에 이 무슨??'이라는 항의에도 다이짱은 아랑곳없이 기침을 계속 하다 아, 아 하고 목을 풀더니 해피버스데이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어오는 빨간 스트랫 모양의 거대 케익! 서프라이즈 파티!

케잌이 운반되고 초를 붙이는 중에 다함께 생일축하송을 부르고, 야마우치가 초를 불어 끄려고 하자 센 바람이 불어서 초가 전부 꺼져버렸다. ㅋㅋ 34개나 되는 어마어마한 양이 한번에 훅 ㅋㅋㅋㅋㅋ 초를 다시 붙이느라 한번 더 노래를 불렀으나.. 또 훅. 결국 노래 안 부르고 초에 불이 다 붙자마자 껐다. 난 못 들었지만 앞쪽에 앉아있던 관객분은 다이짱이 '시무라가 장난치는 거야'라고 하는 걸 들었다고 한다. (志村の仕業だ) 다이짱 뿐만이 아니라 관객들도 대개 그렇게 생각한듯. 트위터에 관련 네타가 여럿 올라왔었다. 시무라 이미지 어떡해요 진짴ㅋㅋㅋㅋ 근데 그런 이미지맞으니까요. 호호..

다이짱이 34세의 포부를 묻자 약간 고민하더니 '후지패브릭 열심히 하는 것 フジファブリック、頑張る' 이라고 답하는 야마우치.

은하
발라드 다음에 멘트 다음에 은하 - 라이프 라는 흐름은 상당히 의외지만, 멘트의 서프라이즈 파티가 실제로는 서프라이즈 파티가 아니었다면 (ㅋㅋ) 납득이 된다. 
은하는 이제 더이상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라이브 단골 넘버가 되었다.


라이프
이번엔 스타가 마지막 곡이 아니었다. 하지만 라이프는 라이브를 열거나 닫는데 그만인 곡! 야마우치는 객석에 나가서 기타 솔로를 화려하게 연주하다가 돌아와 보컬 들어가는 타이밍을 아슬아슬하게 맞췄다. ㅋㅋ 

어릴 적 생각했던 미래의 모습과 지금은 
뭔가 다른 것 같지만 그것도 괜찮겠지
난 여행을 떠난 거야 비가 오는 날도 바람이 부는 날도 있지만
소중한 무언가를 알고 싶어서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 될 거다.

여담이지만 무대도 상당히 추웠는 듯 하다. 원래도 몸이 차 보이는 카토상은 곡과 곡 사이엔 주머니에서 손을 빼지 않았다고 한다. ㅠㅠ 어제까지는 되게 따듯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나도 한국에서는 긴팔을 입고 나왔다가 숙소에서 반팔로 갈아입고 나왔었다. 혹시나 싶어 가디건을 가져온 게 천만다행이었다. 

공연이 끝나고도 설레임이 멈추지 않았다. 야외음악당은 공연 끝난 뒤의 쓸쓸한 느낌마저 어쩜 그렇게 그림같은지. 가고싶은 마음만 있고, 갈 수 있을지 어떨지 몰라서 고민하다 선행도 놓치고 아..망했나 싶던 와중에 기적처럼 온 티켓이라 아직도 꿈만 같다. (다시한번..! 오오타니상과 쿠루링님,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앞으로 또 갈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마음은 그렇습니다 또 가고 싶습니다.. 저의 지속가능한 덕질을 위해 시무라상이 어떻게 좀 해주셨으면....이 아니라, 자, 자력으로 힘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