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ar!!를 듣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동 다녀오겠습니다.

+ 정말이지 2009년 12월 25일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그 날은 심지어 크리스마스였고 꿈은 무겁고 깊어서 펄쩍 놀라 깨어났을 때는 눈 앞이 2차원으로 보였었다. 나는 되지도 않는 일본어로 지껄였는데 한국어로 설명하자면 '총격이에요'쯤으로 말했다. 상대는 내 충격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쇼크라는 좋은 말이 있는데 그게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골이 띵했다. 그리고 다시 잠들었다. 다 꿈이다

내게 그 소식을 알려준 사람은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울었고 나도 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사람 몫까지 울었다. 내가 울며 걸어가던 행렬의 앞에는 가쿠란을 입은 반삭의 고교생이 꺼이꺼이 통곡을 하고 있었고 시무라는 조용히 먼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앞에서는 나름 의연한 척을 했는데 그 사람은 내성적이어서 그랬을 것이고 난 후지패브릭에 대해 한발 물러선 태도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하지 못하면 어디서든 손해를 본다. 제기랄 그러니까 카스테레오를 좀 좋은 걸로 해뒀으면 유튜브를 따로 찾아보지 않아도 침튀기며 좋다고 말했을 거 아냐. 이제 와서 그런 말 해봐야 아무런 힘도 없다. 그 와중에도 와카모노노스베떼가 귀에 걸렸었다. 어쩐지 커트를 떠올리게 하는 맥아리없는 목소리가 맘에 든다고 얘기했었지만 역시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았다. '맥아리없는'이라는 단어를 일본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지금도 알지 못한다.

하다못해 1년만이라도 더 살아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면 차근차근 후지패브릭과의 추억을 쌓을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시무라가 내민 손을 내내 외면했었는데. 왜 하필 2009년이었을까... 시무라 마사히코의 일주기가 다가온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