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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크로니클 발매 이후 인터뷰
* 기타 연주법에 조지의 영향
- 올해 28세라면, 부모님이 팬이었던 세대죠?
그렇죠. 아버지는 학창시절부터 취미로 비틀즈의 카피밴드를 쭉 해와서 자기를 링고 야마우치라고 불러요(웃음) 그래서 제가 사물을 분간하기 전부터 집에 레코드가 걸려있었고, 카피밴드의 영상같은 걸 아버지가 술을 마시며 혼자 보기도 했으니까 비틀즈를 알게 됐는데요, 저는 축구를 오래 했었기 때문에 시합 전 같은 때에 (기분을) 고조시키는 음악으로 비틀즈를 많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아버지가 좋아해서 저도 좋아하게 됐다기보다는 기분이 고양되는 음악으로서 저도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버지도 제가 비틀즈를 좋아하게 된 걸 무척 기뻐해서, 초등학교 때였나, 크리스마스에 WOWOW에서 비틀즈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한 적이 있잖아요. 그때 집에서 WOWOW에 가입하고 다같이 정좌한 채로 봤어요(웃음) 아버지는 58살인데, 중2때 처음으로 비틀즈를 들었다고 했어요. 부도칸 공연 티켓도 샀지만 가면 퇴학이라는 말을 듣고 겁먹어서 가지 못했다는 거 같아요. 그때 사용하지 못한 티켓이 지금도 본가에 있을 거에요. 지난번에 폴이 일본에 왔을 때는 오사카돔에 온가족이 보러가서, 다들 울었어요(웃음) 전부 울다니 엄청나다. 아들 앞에서 우는거야? 라고 생각하면서(웃음) 하지만 울 정도로 멋있었어요. "이건 진짜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환경이었으니까 집에 드럼도 기타도 베이스도 있었고, 그 덕분에 제가 음악을 시작했죠.
- 스스로 생각하며 비틀즈를 듣게 된 것은?
몇번이나 돌려듣게 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쯤. 음악을 시작하고 나서네요. 사실은 집에 걸려있던 게 죄다 초기곡이었거든요. "렛잇비 같은 건 비틀즈가 아니다"는 식으로 말하는 부모였어서(웃음) 그래서 <매지컬 미스테리 투어>나 <서전트 페퍼즈~>같은 건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스스로 찾아서 듣고 "이렇게 멋있는 밴드였어?" 그랬죠. 아버지는 'I SAW HER STANDING THERE'를 진짜 좋아해요. 저도 좋아하지만 그런 식의 시끌시끌한 로큰롤이 아닌 곡도 있구나 알게 된 후에는 중기곡들을 제일 좋아해요. <화이트 앨범>도 "이게 뭐야?" 싶은 요소가 가득하잖아요. 그 즈음엔 이미 악기도 다루기 시작해서, "이건 무슨 소리지" "역재생이라는데 어떻게 해야 이렇게 되지" 연구하기도 하고. 비틀즈 멤버들은 여러 악기를 다루잖아요. 그러니까 저도 기타만 가지고는 안된다, 피아노도 칠 수 있는게 좋겠다 생각하기도 하고. 중기곡을 들은 후 점점 더 빠져든 느낌이에요.
(사진) 고등학교 시절에 손에 넣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었어요. 이렇게 만들었구나 등등 큰 참고가 됐어요. 글쓴이의 취향이나 취미도 드러나서 문장도 재미있고. 저희 보컬(시무라 마사히코) 집에 갔더니 똑같은 걸 갖고 있었어요
- 'I SAW HER STANDING THERE' 가 비틀즈의 대표곡이라고 생각하던 고등학생이 갑자기 'I AM THE WALRUS'를 들으면 같은 밴드의 곡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죠.
맞아요. 'THE FOOL ON THE HEEL'같은 것도 특이한 사운드라고 생각하고. 무슨 악기로 내는 소리인지도 몰라서 악기점에 있는 퍼커션 매장으로 가서 그게 이 소린가, 아니면 이 소린가 찾아보기도 하고. 'Everybody's got something to hide except me and my monkey' 를 연주하고 싶은데 그 벨이 악기점에 없으니까 도큐핸즈에 찾으러 가기도 하고. 그렇게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게 즐거웠어요.
- 카피해서 홈레코딩같은 걸 하는 타입.
네. 홈레코딩을 하게 된 계기가 비틀즈에요.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웃음) 혼자서 비틀즈를 카피하는 게 굉장히 즐거웠어요. 요즘도 하고 있어요. 완벽 재현은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굉장히 즐거워요. 그런데 그런 음악적인 면 이외에도 비틀즈에 관련된 건 다 좋아요. 밴드의 스토리도, 링고가 가입하기까지의 이야기만해도 재밌어요. <앤솔로지>같은 걸 보면 이미 밴드를 하고 있는 저도 '밴드는 즐거운 거구나' 하고 생각하게 하고, 책을 읽어보면 '역시 그렇지'라고 생각하게 해주는 말들이 가득하고. 외모도 엄청 멋있잖아요. 패션센스 면에서 조지가 진짜 멋있어요. 루프탑 라이브 때 조지가 진짜 좋아요. 검은 모피에 초록 바지. 링고도 귀여워요. <애비 로드> 자켓 촬영 오프샷 때의 조지도 멋있어요. 폴 집 현관에 나란히 서서 찍은 거.
- 그 당시 조지와 지금 소우군이 동갑이죠.
비슷한 나이...죠...? 진짜요?! (웃음)
- 넷 중 누가 제일 좋아요?
전부 좋아하는데, 음~ 송라이팅은 폴이려나. 하지만 존도 조지도 좋아하고... 암튼 목소리도 연주도 전부 좋아하니까요. 흉내낼 수가 없어요. 제가 기타리스트니까 조지를 이야기하자면, 제가 연주할 때도 슬라이드 기타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시작하게 된 계기가 조지이기도 해요.
조지는 슬라이드 기타가 아닌데 슬라이드스러운 소리를 낼 때도 있잖아요.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건데 'Free as a bird'의 인트로나 솔로는 몇번이나 카피를 해봐도 "뭔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좀 이상한 표현이지만 기타 치기를 아주 잘 한다고 생각해요. 기타 사용법이 탁월하달까, 기타다워요. 이 사람의 연주법은. 그런 점에서 조지에게 영향을 받고 있죠. 저번에도 레코딩으로 한달간 스웨덴에 가서, 더 메리메이커즈와 함께 했었는데, 그 두 사람이 비틀즈를 아주 좋아해서 말은 안 통해도 제가 기타를 치고 있으면 (연주에) 들어왔어요. 폴의 에는 완전히 비틀즈다운 곡이 가득 들어있잖아요 'English tea'라던가. 그런 것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기뻤어요. 저도 연령도 국적도 관계없는 그런 기타를 연주하고 싶어요. 연주할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 개인적인 추억이 제일 크게 남은 곡은?
'Help!'에요. 영화도 정말 좋아해요. 밴드가 즐겁게 지내고 있는 영상은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죠.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을 별로 켜지 않는 집안이었지만 그 비디오는 집에서 자주 봤고 그 후에 혼자서도 보게 되어서 'help!' 에는 비틀즈라고 하면 이 곡, 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그 파워풀함이랄까, 시작부터 팍 오잖아요. 이게 비틀즈다! 라는 느낌이 들어요. 비틀즈에서밖에 들어본 적 없어요. 곡 전부가. 따라하려는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Help!'를. 그 파워풀함은 달리 또 없죠.
- 카피해 봤어요?
해봤지만 무척 슬픈 결말이었습니다 (웃음)
- 카피하는 중에 ' 이건 좀 잘 될 거 같은데' 싶었던 건?
'Taxman'인가. 혼자서 스튜디오에 들어가 드럼 등을 연습했어요. 늘 미디로 찍지만, 이건 스튜디오에 가서 했어요. 엔지니어랑 리버브를 걸어보거나 여러가지를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걸 좋아해요. 기분이 내킬 때나, 곡을 만들다 지쳤을 때 비틀즈를 해볼까, 그런 느낌으로 하고 있어요. 아직 20곡밖에 못 했지만. 시간이 걸리거든요~ 다 어려워요. 기타 스트로크도 뭔가 달라요. 희한하게 연주하고 있어요. 위화감의 연속이랄까, 파고들어갈수록 위화감이 올라와요.
* 비틀즈처럼 울타리를 넘어, 한결같이
- 런던에 간 적은?
없어요. 후지패브릭의 첫앨범 마스터링을 애비로드에서 했거든요? 프로듀서가 GREAT3의 카타요세 (아키토) 씨였는데, 마스터링은 애비로드가 좋겠다고 해서 '오~!' 하고 있었더니 결국엔 디렉터와 보컬과 프로듀서만 가게 돼서 엄청나게 속상했던 게 기억나요. 머그컵이랑 티셔츠를 선물로 받았지만... 가보고싶어요. 어디든 좋으니 영국땅을 밟아보고 싶어요. 가게 된다면 여러가지 생각을 품고 갈 거 같아요.
- 지금 자기 나이 때의 비틀즈 멤버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곡을 만들었었는지 같은 것도 고려해요?
그거 굉장히 신경쓰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신경 안 쓰게 됐어요 (웃음) 자꾸 지고 있으니까, 아아아~ 그렇게 되는 거죠. 아버지한테도 데뷔 전에 얘길 많이 들었거든요. 비틀즈는 21살에 데뷔했잖아요. 저도 그 나이쯤이라서 "비틀즈는 이 시기에 이런 걸 했었다. 너는 어떻게 된거냐? 가능하겠냐?""몰라" 그러면서 엄청 상처를 받았어요 (웃음)
- 아버지가 당신의 꿈을 아들에게 맡긴 걸까요.
맡긴 게 아닐까요. 잘 모르겠지만(웃음) 하지만 비틀즈를 좋아하니까 더 비틀즈처럼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도 생각해요. 새롭다는 것과도 조금 다른건데, 비틀즈는 많은 울타리를 넘어갔었죠. 사운드도 여러가지를 발명했고, 새로운 것에도 계속 도전했어요. 음악만이 아니라 음악 외에도 울타리를 넘었어요. 그런 식으로 살고 싶달까, 지금의 저희들과도 통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요. 폴의 새앨범도 굉장히 좋아해요. 젊었을 때 'When I'm sixty four'를 만든 사람이 그 나이를 넘어도 똑같은 감정으로 연주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폴처럼 되고싶다기보단, 그런 식으로 한결같이 음악을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진) 작년 10월에 고향 친구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카피밴드를 했을 때의 사진이에요. 의상도 일부러 찾아내서 샀고, 수염 모양에도 공을 들였죠. 연주했던 곡은 'Taxman' 'She said she said' 'Rain' 'Revolution' 등이었죠. 신랑신부도 비틀즈 팬이라 무척 기뻐했어요. 이 의상을 입은 것만으로 "오오~" 하는 기분이죠 (웃음) 하지만 조지가 되었으니까 연주중에는 싱글벙글거리지 않았어요. 기타는 리켄배커의 12현이에요. 일반 라이브에서도 사용하는데, 꿈의 기타였기 때문에 샀을 때 기뻤어요.
취재, 글 / 사사키 미카
야마우치 소이치로
뮤지션
1981년 10월 25일생. 오사카부 출신. 기타리스트. 20세에 상경하여 지인의 소개로 후지패브릭 가입. 2000년에 결성된 후지패브릭은 2004년 4월 14일 싱글 <벚꽃의 계절>로 메이저 데뷔. 어딘가 묘한 멜로디 라인과 리듬 전개가 특이한 악곡구성, 서정적이며 독창적인 가사로 여타 기타팝밴드와는 선을 긋고 있다. 2009년 5월 20일 스웨덴 레코딩을 거친 네번째 앨범 발매. 6월 7일부터 시작된 투어는 7월 15, 16일 시부야 C.C.Lemon 홀에서 파이널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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