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공연은 말 그대로 '브로콜리, 너마저!'의 느낌이었다. 또는 '잔인한 4월'이거나. 이래저래 밴드명이나 공연명을 참 잘 지었다. 내가 멤버였으면 끝나고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공연의 질이 나빴다는게 아니고, 공연에 성의가 없었다는 것도 아니고, 관객들의 호응이 없었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브로콜리에 대한 관객들의 애정 속에 섞여, 적지만 분명히 공기 중에 떠다녔던 '아뿔싸'라는 분위기라면, 심약한 나는 분명 울었을 것 같다. 관객은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는데 그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더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너무나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악의없이 잔인해지자면, 무슨 짓을 해도 좋으니 계피를 다시 보컬에 세워라! 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이미 떠난 사람은 떠난 사람이고,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