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일기

긴 하루

서울소녀회 2014. 8. 13. 22:53

점심은 일을 그만두려 했지만 반년간 더 일하게 된 직원과, 들어온지 두달이 됐지만 곧 그만두게 된 직원과 함께 먹었다.

각자 나름의 사정이 있다. 

두 사람 다 학부시절 같은 과였지만 별로 친하지는 않았는데 오늘 밥을 먹으면서 재미있는 면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밥을 같이들 먹나보다.

 

퇴근 후에는 바빴다.

 

1. 오랜만에 헌혈을 했다. 반영구 아이라이너 때문에 심각한 분위기가 됐는데, 피부과에서 한 시술이란 사실을 알더니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샵에서 반영구를 하면 1년정도 헌혈을 못한다고 한다. 피어싱과 문신과 같은 취급. 지금 일기를 쓰려고 하는 중에 다시 피가 나기 시작했다. 붙여준 밴드는 애저녁에 떨어졌기 때문에 쫄아서 가제를 대어놨다.

 

2.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한권을 입수거부당하고 여섯권을 팔았다. 지난번보다 쥐어진 돈이 적어서 살짝 아쉬웠다.

중고서적에서 낙장, 파손같은 심각한 문제를 제외하고 가장 큰 문제는 변색인 듯 하다. 

아무튼 아직도 방안에 쌓아놓은 책더미가 있으니 한번 더 가야 한다. 

방금 더 팔 수 있는 책이 없나 넘겨봤는데 9년전의 나는 뭐가 그리 좋다고 속표지에 날짜와 이름들을 적어놨는지 모르겠다.

역시 이름은 아무데나 새기는 게 아니다.

 

3. 오늘까지 버거킹의 치즈대표메뉴 3개가 3900원이라길래 치즈퐁듀와퍼를 먹었다. 이거 만든 사람은 진짜 미친놈이다. 이렇게 느끼한 맛을 추구하는 건 아무리봐도 제정신은 아니다. 콰트로치즈보다 더 느끼하다. 맛은 있었다. 그렇지만 치즈의 느끼한 맛이 와퍼의 스모크향을 묻어버리는 게 좀 아쉬웠다. 또 퐁듀소스가 당연히 차가웠는데, 따듯했으면 더 맛있었을 거 같다. 씨에프에서처럼 따끈한 치즈소스에 담가 먹어보고 싶다.

4. 배를 채우고 블루노래방에 갔는데 조이사운드에 후지패브릭 곡이 늘어난 것도 있고 없어진 것도 있는 것 같다. 호시후루가 분명히 있었던 거 같은데 없다. 미즈아메또와타아메를 이번에 처음 불러봤다. 내 기억력이 나쁜건지... 블루랑 와이어드랑 지분캇테를 불러보고 싶었는데 없었다. (블루노래방에 블루가 없었다!) 블루랑 와이어드가 들어올 때쯤 또 가야지.

 

5. CGV에 들러서 포토티켓을 뽑아왔다. 포토티켓을 뽑기 위해 필요한 고객인증번호가 뭐 어디 숨겨놓은 대단한 번호인줄 알고 헤맸는데 그냥 생일이랑 핸드폰번호였다는 사실을 알고 속으로 민망해했다. 포토티켓 때깔이 좋다. 설마 변색되지는 않겠지? 씨지비 말고 다른 데도 포토티켓 시스템이 있다면 앞으로 계속 이용할 것 같다. 포티시스템이 씨지비에만 있다면... 다른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가 컬렉션에서 비어버리니 그럴 바엔 안 뽑는 게 나을 것 같다. 

 

정말 알찬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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