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일기

행복해야 할 의무

서울소녀회 2014. 12. 10. 11:58

요즘 좀 피곤하다.

주위도 자꾸 정리하게 된다. 슬슬 그 날이 다가오는군..

너무 졸려서 이틀 연속으로 열두시 전에 잠들었다. 

 

어제는 운동을 갔다가 영화를 봤다.

별러왔던 꾸뻬씨의 행복 여행. 주연배우를 보러 간 거라 별 기대는 안 했었고.. 

(평도 그냥 그랬고, 소재도 원래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다) 

영상미만큼은 훌륭해서 속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대리 세계 체험. 스타일리시하려고 노력 많이 한 편집도 괜찮았고.

스토리가 너무 평이해서 그렇지 늘어지는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 말미에서 주인공이 친절하게 주제를 읊어주는데,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누구나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로 점점 명제가 진화한다. 영화 전체가 저 주제의식 명확한 명제를 설득력있게 전달했는지는 논외로 하고..

나도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 지금 배임을 물어야 하는 게 아닐까.

아닌가? 행복한가? 불행하지는 않은가? 그것조차 알 수가 없었다.

이꼴 저꼴 안 볼 수 있게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그렇다면 불행한 건가? 

또 한편으로 떠난 뒤를 두려워하고 손에 쥔 것들은 지키고자 한다면 지금 이 상황이 만족스러운걸까?

적어도 남겨두어야 하는 것을 단념하고서라도 떠나고자 하는 욕망이 구체화됐던 헥터는 행운아였다.

떠날 수 있을까. 포기할 수 있을까.

 

 

그건 그렇고 로자먼드의 영국악센트가 정말 매력적이다.

그리고 그거보다 매력적인건 사이먼 페그의 뒤통수....ㅎ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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