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Z
201504-22 도쿄
서울소녀회
2015. 6. 15. 01:11
2015년 4월 22일 도쿄
후지패브릭 LIVE TOUR 2015 “はじまりましツアー” @ EX THEATER ROPPONGI
벼르고 벼르다 쓰는 여행기. 도쿄-야마나시 3박4일. 첫번째 날.
인천-나리타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다섯시 반에 출발했다. 인천공항은 언제 와도 정신이 없다. 늘 헤맨다. 체크인과 SES 신청까지 여유있게 했다고 생각했지만 검색게이트를 통과하는 줄이 어마어마했다. 도저히 견적이 안 나와서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이대로 여기 서 있으면 시간에 못 댈 거라고 했다. 면세점 물건을 수령한 후 셔틀을 타고 또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앞선 분들에게 양해를 거듭 구하며 차례를 양보받았다. 혼자 이동하는 게 이럴땐 유리한지도.. 셋넷쯤 됐으면 좀 싫지 않았을까. 그렇게 들어와서도 시간이 부족해서 헐레벌떡 뛰어다녔다. 사람이 너무 많은 게 문제다. 사람이 너무 많다.
나리타 제3터미널에 내려서도 마음이 급하다. 오늘 해치워야 할 일이 많다. 지금 당장 눈 앞에 임박한 미션은 한약 먹기다. 제3터미널 풍경은 걸어가면서 대충 찍고 (다 흔들림) 로손에서 한약을 담아 렌지에 돌릴 수 있을만한 커피 컵을 찾아봤다. 한국에는 종류별로 꽂혀있는 인스턴트 커피 컵이 일본에는 UCC에서 나온 종류 딱 하나뿐이다. 그것도 낱개로 안 팔고 꼭 두개 세트로..큽... 달리 방도가 없으니 산다. 다니다보니 오히려 컵이 두개라 유사시 쓸 수 있어서 편하기도 했다. 믹스는 모아뒀다가 엄마한테 줬는데 맛이 별로 없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일본은 직원이 아니면 전자렌지를 직접 다룰 수가 없다. 너무 미안한데 어쩔수가 없다는 미소를 띠고 구구절절 사정을 설명하며 한약을 덥혀달라고 부탁해야 했다. 엄.. 내가 따뜻하게 해서 먹어야만 하는 약이 있는데.. 이 커피컵에 넣어서 렌지에 좀 돌려줄 수 없을까여? 하면 (의도한 건 아니지만 문법이나 발음이 미묘하게 틀려서 외국인임이 강조된다) 예외없이 '따듯한 물이라면 저기 정수기에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그럼 나는 황급히 팩에 담긴 한약을 흔들며 아뇨아뇨 이걸 바로 컵에 넣어서 따뜻하게 해야 합니다 라고 외친다. 그럼 다시 '렌지는 업무용이라 (너무 뜨거워질 수 있는데) 괜찮을까요' 라고 묻는다. 그럼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네네 괜찮아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라고 하며 맘 변하기 전에 잽싸게 팩을 뜯고 컵에 담는다. 몇초 돌리냐는 물음에는 40초라고 대답하는데, 그럼 굉장히 아리까리하고 자신없다는 표정으로 렌지로 컵을 가져간다. 받을 때는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난처한 미소를 만면에 보이며 도모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라고 말한다. 돌려주는 사람의 감각에 따라 딱 좋을 때도 있고 너무 뜨거울 때도 있다. 한약 문화가 생소한 일본인에게는 상당히 허들이 높은 미션일 것이다. 그래도 일단 나리타 공항의 로손은 외국인이 많이 오니 별별 일이 다 있어도 당황하지는 않을 거란 자신감을 가지고 부딪혀봤다. 점원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온도가 적당한지 확인시키며 두번이나 렌지에 돌려주었다. 서비스의 천국 일본... 사랑합니다...
일본에서 첫 한약을 개시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셔틀에 타 1 터미널로 이동했다. 최근 외국인 대상 할인제도가 또 바뀐 넥스 왕복권을 사고 (여권 필수, 4000엔, 넥스 및 동일본JR 구간 왕복 이용 가능, 14일간 유효, 돌아올 때는 JR녹색창구에서 지정석 지정 필요) 기차를 기다리며 짐정리를 다시 했다. 예상보다 더 따뜻했기 때문에 목도리도 집어넣고, 면세품도 정리하고, 가방도 작은 백으로 바꾸고, 유십침도 정돈하고. 유럽여행에서의 경험을 살려 이번에는 해외유심칩을 써봤다. 일주일동안 1.8기가 데이터만 이용 가능한 소프트뱅크 유심이다.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건지 안내 문자나 폰 재부팅 때 중국어가 떴다. 한자 문화권이니 읽어보면 대충 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정말 단 하나도 모르겠다. 뭐 사용하는데 문제만 없으면 되니... 2만원에 샀는데, T로밍이 하루 만원인걸 생각하면 매우 경제적이다. 나는 나흘동안 1기가가 안 되게 썼다. 500메가밖에 안 쓴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서.. 확실히 1기가는 안 썼다.
다시한번 오늘 들러야 할 쇼핑 스토어들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동안 시부야에 도착했다. 트렁크를 그대로 끌고 도큐 백화점으로 돌격했다. 코인록커에 넣고 싶었는데 가는 동안 눈에 띄질 않았다.. 부끄럽다..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도큐 동관으로 입장해서 번개같이 쇼핑을 하고 면세혜택도 받은 후 정신 차리니 서관으로 나와있었다.
면세혜택은 소비세포함가를 일단 결제한 후 영수증을 가지고 면세 부스로 가서 현금으로 돌려받는 형태였다. 업무를 봐주던 오빠가 '이야.. 오늘 입국하셨네요'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내가 한국의 큰손이다! 쇼퍼홀릭이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백화점으로 날아온다! 환급받을 금액이 9백 몇십엔이길래 내 100엔을 줄테니 1000엔으로 받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좀 침묵하다가 해주겠다고 했다. 원래는 안되는데 오늘 상사가 휴일이란다. 호호 생색도 내시고 고마워라 암튼 일본은 기상천외한 데서 규제가 있다. 아무데서나 동전-지폐 교환이 안 된다든가 까페에서 허락없이 폰충전을 할 수 없다든가. 무료 와이파이도 거의 없고. 그래서 내 입장에선 당연한 걸 요구하려고 하는 거라도 얘네 입장에서 곤란한 건 아닌지 미리 물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가끔은 진짜 깝깝해서 융통성을 좀 가져라 이놈들아 싶기도 하고.. 티는 안냄. 난 점잖고 싶다..
이젠 정말 트렁크를 넣어두고 싶어서 시부야 역으로 내려가 코인록커를 찾았다. 작은 트렁크라 어떻게 어떻게 잘 돌려 넣으니 300엔짜리 칸에 들어가서 기분이 좋았다. 선토리 드럭에서 친구에게 부탁받은 동전파스를 사고, 돈키호테로 가서 매직 화이버를 샀다. 돈키에서 타코야키 전기기계를 사고 싶었는데 전부 110볼트 전용이고 220호환이 안 되는 모델이라고 했다. 그런거면 우리 집에 이미 하나 있음. ㅠㅠ 가스렌지에라도 해먹게 철판으로 된건 없냐고 물었지만 없음.. 아오노리나 텐카스같은 타코야키 재료는 어딨냐고 했더니 있긴 있는데 코너별로 다 떨어져있다고 했다. 그거 다 돌아다닐 시간이 없다. 나중으로 미루고 애플스토어로 갔다. 서양언니가 다가와 안내해준다. 첨에 일어로 말을 걸었다가 영어로 한번 간을 보기에 내가 다급하게 아뇨 일어로 해주세요 해서 미국인(추정)과 한국인이 일본어로 아이패드를 사는 뭔가 웃긴 풍경이 됐다. 난 이미 맘을 굳히고 왔으니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2 64gb로.... 아 색깔이 고민된다.. 잠깐의 고민 끝에 스페이스 그레이로 맘을 정했다. 뭐 이것저것 절차를 밟던 중에 직원이 '여기 사냐'고 묻길래 엩 이걸 왜 묻지.. 일본어를 어떻게 할 줄 아냐는 건가? 라고 착각하고 예전에 교환학생으로 1년 살았는데 어쩌구 저쩌구 하다 아 면세땜에 현재 거주 여부를 묻는거구낰ㅋㅋㅋㅋ 혼자 깨닫고 암튼 지금은 여행으로 왔습니다. 라고 말을 맺었다. 휴 안 이상하게 끝내서 다행이다. 덮개형 케이스도 하나 필요할 것 같아서 함께 샀다. 색깔을 또 한참 고민했다. 구매예정인 블루투스 키보드 블랙은 노랑 포인트니까 노란 덮개로 할까 하다가, 아무리 봐도 노란색이 이 이상 촌스러울 수 없을 멀건 노랑이라 빨간색을 골랐다. 직원이 검정색에 빨강 많이 하더라고 추천도 해줬고.
시부야를 쏘다니다가 스페인자카 스튜디오도 스쳐지나갔다.
타워레코와 북오프를 들를까 말까 고민하다 아무래도 시간이 안 될 것 같아서 아까 트위터에서 본 다이짱의 페이조아다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넥스 안에서 들여다본 트위터 탐라에서 소식을 발견했던 것이다. 시부야 카페 마두카에서 콜라보 프로모션 중인 'Session in the kitchen'! 헤맬 것도 없을 거리를 어김없이 조금 헤매며 도착했더니 웨이팅이 세팀이나 있었다. ㅇ_ㅇ;; 지금 시간.. 세시 돼가는데.. 인기 짱이네요.. 이름을 적고 10분 정도 기다렸다. 굿즈 판매 시작이 4시니까 좀더 기다리다 안 되겠으면 일어나려고 했는데 다행히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앉자마자 페이조아다를 부탁하고 (뭐라고 잘못 주문했었는데 정확히 뭐라고 잘못 말했는지 기억이 안남)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걸 어필하며 (음식 얼마나 걸려요? 오래 걸려요?) 앉아있었다. 아지캉과 후지패브의 노래가 번갈아가며 나와서 낯선 기분이 됐다. 마츠리노마에가 나왔을 땐 정말 어색한 기분이었음.
콜라보 음식을 주문하면 주는 코스터도 받았다. 흐흐 신난다.. 음식도 생각보다 금방 나오고 한 입 딱 먹는데 흑 너무 맛있었다. 일본 와서 제대로 된 첫 끼니가 이거라니 난 행운아야! 바깥 음식들처럼 무지 자극적인 맛도 아니고 엄청 짜지도 않고 그러면서 감칠맛이 났다. 원래는 포르투갈 음식인가 그렇다던데 일본식으로 많이 순화된 듯. 고기와 야채와 밥의 조합이 딱이었다. 다이짱의 맛(♡)을 음미하며 한그릇 끝내니 시간도 얼추 괜찮은게 지금 출발하면 딱 롯폰기에 네시쯤 도착할 것 같았다. 가격도 1100엔이었나, 시부야 한복판의 콜라보 치고는 양심적인 가격. 2000엔쯤 각오하고 있었다.
짐을 찾고 롯폰기로 갈까 하다 시간이 촉박해서 노기자카에서 내려 바로 롯폰기 시어터로 걸어가기로 했다. 시부야를 돌아다니는 동안은 선글라스를 써야 할 정도로 해가 맑았는데, 갑자기 날이 흐려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우산을 꺼냈다. 캐리어째로 굿즈를 사러 갈까 하다 도저히 그런 눈에 띄는 짓은 할 수 없을 거 같아서 다시 노기자카역 코인록커에 꾸역꾸역 짐을 밀어넣었다. 참 잘한 일이었다. 조금씩 내리는 비를 우산으로 가리며 롯폰기 시어터에 도착하니 벌써 굿즈 줄이..! 'ㅁ' 캐리어가 있었으면 진심 너무나 어휴 상상하기도 싫다. 4시를 조금 넘겨 굿즈 판매가 시작됐다. 예산과 욕망 사이의 적당한 타협 끝에 망가파라다이스 폰케이스, 짱다이 키친라인 부엌장갑(? 이름 뭐지 이거), 세션인더키친 레시피북+에코백을 샀다. 하지마리마싓짜 에코백은 생각보다 더 후줄근해보여서 눈물을 삼키고 외면했다. 맨투맨 티는 좀 갖고 싶었지만 예산 문제로 역시.. 수건은 더이상 집에 낑겨놓을 구석이 없어서 역시..
노기자카 역으로 돌아가 히비야선으로 갈아타고 닌교초로 향했다. 야마나시로 가는 버스(도쿄역에서 탑승)까지 고려한 숙소선정이다. 시부야, 신주쿠 일대는 너무 번잡하기도 하고. 대신 라이브가 끝나면 롯폰기에서 히비야선으로만 30분 정도면 도착한다. 도착하니 다섯시 반쯤 되어 있었다. 5시까진 도착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굿즈 사는데 시간이 걸렸다. 체크인 후 라이브 맞춤으로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화장도 점검하고(ㅋ) 다시 롯폰기로! 아참, 한약도 잊지 않고 세탁실에 있던 호텔 렌지에 돌려먹었다. 아까 공항 로손에서 샀던 컵 두개 중에 하나를 썼다. 유용하다.
롯폰기에는 아까부터 내리기 시작한 부슬비가 그칠 것 같지 않았다. 아메반도가 오늘도 한건 해냈다. 낮에 그렇게 쨍쨍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일기예보에도 비 소식은 없었다는데. 입장번호대로 들어가 코인록커에 짐을 맡겼다. 챕스틱을 놓고 온걸 뒤늦게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ㅠㅠ 펜스는 잡을 수 없었지만 두번째 펜스를 바로 뒤에 두고 설 수는 있었다. 이때 실수한게, 낑기더라도 두번째 펜스를 아예 잡아버렸어야 했다. 난 공연이 시작하면 다들 두번째 펜스 앞 단차 위로 올라갈 줄 알았지..ㅋ 그러나 그런 일은 없었다. 우왕좌왕하다가 최대한 깨금발을 해서 단차에 뒷꿈치를 세워붙여 하이힐을 신은 효과를 내기로 했다. 물론 불편함.. 그래도 그냥 깨금발보단 나으니까...ㅠ 위치는 야마우치가 정면으로 보이는 가운데였다. 다만 체력이 후달리며 내 키가 낮아지고 관중이 움직이는 동안 키큰 아재가 점점 나랑 야마우치 사이에 개기일식의 달덩이처럼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게 비극이었다. 라이브용 통굽스니커 하나 사야하나 지금 진지하게 고민이 된다.
아무튼 약간 딜레이 후 라이프로 시작했다.
처음에 카토상 소우군은 항공점퍼같은 얇은 점퍼를 입고 있었다. 첫멘트가 덥네-였는데 그야 당연히 덥지 긴팔이잖엌ㅋㅋㅋㅋ 나중에 그걸 벗었는데 안에도 긴팔이었다 코디 제정신이냨ㅋㅋㅋㅋㅋㅋ 야마우치는 소매는 걷었지만 목단추는 하나도 안 풀었는데 그게 또 금욕적이라 설레었다. 초반부는 신나는 곡들의 연속이었다. 블레디스크 초고화질로 보는 느낌 흑흑 야마우치 피부 엄청 좋네 이딴 생각이 들었다.
슈가랑 샤리랑 막 터지는데 우치가 노래가사에 따라 조금씩 몸짓을 했다. 소라와만뗀노호시조라다요~ 하는데 시선을 위로 올리며 으쓱한다던가. 긔엽네요 남자는 서른 넘으면 귀여워진다더니 역시.. 알고 귀척인건지 숨쉬듯 귀척인건지 아무튼 귀여우니까 좋구나 허허 결혼해줄래요? 무대 위에 조명이 쏘여지면 사실 그 위에 선 사람은 관중석이 잘 안 보여야 한다. 근데 최근 부도칸도 그렇고 이 밴드는 자꾸 조명을 객석쪽으로도 번지게 쏘는 것 같다. 좀..좀 그래.. 내가 정신놓고 열광하는 거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데.. 그러거나 말거나 야마우치는 여러 곳으로 시선을 보내며 빵긋빵긋 웃었다. 좋다.. 피곤이 싹 풀린다.. 왼쪽 단 오른쪽 단 할 것 없이 자꾸 올라와서 기타실력도 뽐냈다. 솔로할 때 모션이 완전히 기타리스트의 그것이라 간지라는 것이 폭발했다. 중간에는 한번 솔로를 끝내고는 피크를 튕기듯이 객석쪽으로 훗 던져버리는데 날카로운 무표정까지 완 벽 하 다 ㅠㅠㅠㅠ 섹도시발 자막붙여서 그 순간만 캡쳐뜨고 싶었다.
무대감독님들 가운데에도 좀 단 만들어주지 그랬어요..! 얘네는 올라갈 수 있는 데만 올라간단 말이에요 앰프 해먹을 뻔 한 이후로 무리한 짓 안 한다구욥..! ㅠㅠㅠ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클럽에서 봤던 모니터 스피커가 여기 무대 앞에는 없었는 것 같다. 여차하면 모니터 위에 올라가고 그러지 않나요. 아, 자꾸 그러니까 없애버리고 따로 올라갈 수 있는 델 만들어준건가... 공연시작 전에 무대 찍어놨던 사진을 확인하니 잘 보이진 않아도 모니터용 스피터가 있긴 있는데 되게 낮다. 암튼 멤버들이 높은 단으로 올라와서 연주할때 진심 멋있다. 죽을 거 같아요. 새우젓 좀 살려주세요.
하나야노무스메 후에 바로 바타아시 들어가는데 야마우치가 노래자랑할 타이밍에 갑자기 함성소리가! 사람들에게 가려져있다가 갑자기 시야로 들어온 다이짱은 엘이디로 번쩍이는 숄키를 들고 있었다!!ㅋㅋㅋㅋㅋ 남자답다~~!! 우치는 노래자랑을 시작하고 카토상도 신나서 들썩거렸다. 서로 위치도 바꾸는 등 무대도 넓게 썼다. 준비를 많이 했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어서 매직을 하는데 야마우치는 손들이 남실대는 그걸 정말 좋아하는지 눈을 떼지 못하고 2층 전체를 바라보곤 있었다.
홀랜드롭을 라이브로 들어서 좋았다. 싱글이 나온 후 메이지도오리의 그 가게에 씨디를 주면서 수줍게 사랑을 고백(아님)했더니 이미 노래 존재를 알고 있더라는 ㅎㅎ 곡 중에 우치가 계속 저공 점프를 선보이며 기타를 쳤다 역시 재주꾼이야 껄껄... 서너번 하더니 쑥쓰러웠는지 카토상 눈치를 슬쩍 보다가 그만 뒀다.
야마우치는 흥이 나면 자꾸 노래를 가라오케 온 부장님처럼 부르려고 한다.
기타칠땐 존멋이다 막 심장을 부여잡게 됨
그리고 멘트할땐 빙구미 작렬.. 레시피 츳코미랑 카페 콜라보 츳코미, 드럼세미나 츳코미가 재미있었다. 전부 다이짱이 관계되어있군..
기타가 한대뿐인만큼 키보드의 바리에이션에 눈 튀어나올뻔 했다. 편곡은 기본으로 들어가고 이펙트 열라 빵빵하게 먹이고 프로그래밍도 들어가고.. 다이짱 고생한다. 환상칠호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비었는데 이 곡이 원래 여백의 미가 있는 곡인걸 감안하면 일부러 좀 비어도 치명적이지 않은 곡을 고른 것인지도 모른다. 하나야노무스메도 원래 키보드가 무쌍을 펼치는 곡이라 선택한 느낌. 전주 딴딴딴 나오는데 감동이 쓰나미친다.. 레코딩보다 훨씬 화려한 연주를 선보였다. 업사이드다운도 대량 개편했다. 다이짱 프로그래밍 소원 풀었음. 야마우치 기타 솔로는 말하면 입아프다. 최근 곡일수록 당연하지만 사운드적으로 완벽했다.
그치만 볼륨이 전체적으로 더 컸으면 어땠을까. 나중에 (어차피 잘 보이지도 않고 좌우로 목석같아서 재미도 없는거) 좀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거기선 키보드가 튀었다. 근데 그 자리는 어째도 사운드가 좋을 수가 없다. 그냥 일본이니까 욕심내 봤음..
후지 무대 조명이랑 연출은 늘 느끼지만 임팩트가 있다
셋이서 촤좌좌 번쩍번쩍 하는데 개간지..
굿즈 꽁트는 따로 없었다. 앵콜에 응답해서 나왔을 때, 야마우치가 '정말 기쁜 일이 있는데요' 하며 운을 띄웠다. 내 옆에 언니들 '결혼발표? 결혼발표? 안돼 꺄악 토끼 키운다는 얘기라고 해줘 제발' 하면서 웅성웅성 ㅋㅋㅋㅋ 바로 펜더에서 커스텀 기타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이 기타 이전 꺼랑 똑같아보이죠? 사실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수제 기타에여' 하면서 진짜 세상에 이보다 기쁜 일은 있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기타를 돌려가며 자랑했다. 주문해놓은지 거의 1년이 넘어 잊어버릴 뻔 할때 받았다고 한다. 받은 날 너무 좋아서 잠이 안 오길래 기타라도 치다 잘까.. 하고 잠자리에서 연주해보다 결국 날이 샐때까지 쳐버렸다고. 어쩐지 그래서 오늘 기분이 엄청 좋아보였던 게..! 첫 개시하는 날이었으니 얼마나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을지 상상이 된다.
라이브하우스 안에 가득하던 화환 중에 이 풍선이 바로 야마우치만의 스트라토였던 것!
첫 앵콜곡 사쿠라노키세츠 다음에 새 미니앨범에 넣을지 말지 모른다는 신곡을 해줬는데 샤리 노선이었다. 완전히 방향을 잡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확신을 갖고 있는 게 느껴지는 곡이었다. 남들이 뭐라든 후지패브릭의 길을 간다! 는 느낌. 미니앨범에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 신곡 후 우치는 '신곡 엄청 좋다고, 새 기타 엄청 좋다고 트위터에 써줘!' 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트위터에도 썼었지만 블로그에도 또 쓰겠습니다. 신곡 엄청 좋아요, 새 기타도 엄청 좋아요!
그리고는 츠레즈레를 해줬는데, 원래 셋리가 거기까지였던 듯 하지만 커스텀 기타를 받고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야마우치씨는 '또 할래!' 라며 앵콜을 한 곡 더 해줬다!! 스타! 연주 전 '또 여기서 하고싶다~' 라고 오사카남자 특유의 애교인지 뭔지 암튼 듣기 참 부끄럽고 좋은 멘트도 쳐줬다. 이젠 마지막에 스타를 안 들으면 라이브가 안 끝난 것 같다. 끝곡은 반드시 스타로 한다는 규칙이 정해져야 한다.
늘 있는 투어의 한 공연이지만 여러 공연을 뛰기 힘든 나로선 마치 부도칸 공연과도 같은 가슴벅찬 특별함을 안고 호텔로 돌아왔다.
별로 뛰질 않아서 땀은 안 났지만 비가 이전보다 조금 더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돌아와서 아이패드에 이것저것 적응하다가, 새벽 한시에 한다는 오토나노! 를 기다려 보고 잤다.
망가 파라다이스 케이스를 폰에 끼워놓고 보니 아이패드 빨간 덮개랑 깔맞춤이라서 기분이 좋았다.
여기저기서 후지패브릭 전혀 모르는 사람들한테 케이스 귀엽다고 칭찬받아서 몹시 뿌듯.. 오하시상 센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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