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ove in the air/Fujifabric - MGZ

[Light Flight TOUR] Conversation with Smith

서울소녀회 2013. 4. 22. 00:29
야마우치 소우이치로 x 스미스 (영상작가)

-------- 스미스 감독은 인디시절의 <꽃집의 소녀>부터 후지패브릭의 뮤직비디오나 영상작품의 다수를 맡아오고 있죠.


스미스    그렇죠. 저번에 과거에 다룬 후지패브릭의 작품을 헤아려봤더니 딱 열개 있었습니다.


-------- 스미스 감독에게 있어, 영상제작을 통해 처음 만난 후지패브릭은?


스미스    우선, 후지패브릭을 처음 만나기 전의 제 직업은 "이런 영상이 만들고 싶은데......"라고 하는 아티스트의 아이디어를 구현화하기 위해 도와주는 의미가 컸었죠. 하지만, 후지패브릭은 "밴드로서 어떻게 비주얼 이미지를 내세울까"라는 가장 최초의 이야기에서 시작했던 첫 밴드었죠. 그래서 그 영상 부분을 맡고 기쁜 동시에 책임이 중대하구나 생각했어요.


야마우치 그리고 태어난 것이 <벚꽃의 계절>!


스미스    맞아. 제 마음 속에서도 <벚꽃의 계절>이 가장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어요.


야마우치 출연해준 건 (히가시노) 스이렌짱과 JUNKO짱.


스미스    당시 "밴드의 서정적이고 잘 모르겠는 부분"이라는 조합의 뮤직 비디오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는 있지만 거기에 의미는 없는, 그런 뮤직 비디오를 만들고 싶었어요.


야마우치 <벚꽃의 계절>에서 드러난 여자고교생을 모티브로 한 작풍은 그 뒤 스미스 감독 독자적 색깔로서 널리 인식되었죠.


스미스    후지패브릭의 곡에 좀 이상한 여자고교생이라는 조합이 분명히 문과계 여자들의 마음에 들거라고 생각해서 등장시켜봤습니다.


야마우치 그 여자고교생의 등장방법도 굉장히 이상해서, 달리게 하거나, 춤추게 하거나, 그저 서있거나. 


스미스    하지만 그런 아이디어는 좀처럼 입으로 설득할 수 없는 거라, 영상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일이 많았어 (웃음)


야마우치 확실히 설명을 들어도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없는 때도 있었습니다만(웃음), 스미스 감독의 최신작 <유선형>은 사전 회의 단계에서 "무한회랑"이라는 테마를 듣고, "스미스 감독으로서는 아이디어가 구체적이고 명확하겠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웃음)


-------- 하하하하.


야마우치 그리고, 스미스 감독과의 사전회의에서 제가 자주 이야기하는 거라면 "최근 깨우친 새로운 기술은 없나요?"라는 건데요 (웃음)


스미스    소우군은 매번 그렇게 말하지 (웃음)


야마우치 제 촬영 경험은 <벚꽃의 계절>이 처음이었는데요, 곡의 템포에 맞춰서 컷이 바뀌는 기술이 굉장히 신선했달까, 지금도 그런 <옷!>하고 느끼는 기술을 좋아하거든요.


스미스    제 마음 속에서, 물론 음악이 가장 우선으로 오는 영상이라는 전제가 있으면서, <벚꽃의 계절>은 일련의 이야기를 찍은 위에 그걸 해체, 리믹스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발상을 실천해본 작품이었죠.


-------- 스미스감독의 작품을 보면, 곡과 직접 관계가 없는 여자아이를 등장시키거나, 이야기를 해체한 추상적인 영상을 통해, 후지패브릭의 비틀린 팝 감각을 훌륭하게 다른 각도에서 제시하고 있지요.


야마우치 그게 재밌기 때문에야말로, 저도 무심코 "신기술없어요?"라고 묻고싶어지는 거에요.


-------- <Sufer King>에 나오는 아트 트랙과 후지패브릭의 조합도 그 신기술의 하나죠.


스미스    그것도 사전 회의 단계에서는 "정말로 괜찮아?"라고 의심받았었죠. (웃음) 뭐, 저로서도 확실히 설명단계에서는 그 멋짐을 전달하기 어렵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스스로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거긴 신뢰관계로 맡겨주셨어요.


야마우치 그 뮤직 비디오에서 가장 깜짝 놀란 건 닌자가 빔을 쏘기 시작하는 순간이에요. (웃음) 그 씬은 저희의 촬영이 끝나고나서 찍은 거라서 그렇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그래서 "어, 진짜로요?!" 라고 생각하면서도, 확실히 곡 자체가 상당히 이상야릇한 거였으니까, 그 방법도 재미있구나, 하고.


스미스    다만 매번 신기술을 원하는 것도 힘들지만요. (웃음)


야마우치 또 스미스 감독이라고 하면 저희들한테는 촬영시간이 긴걸로 유명한데요. (웃음)


스미스    그렇게 긴 건 저의 진심을 드러내는 거라고 생각해주면 기쁘겠습니다만. (웃음)


야마우치 시간이 밀리게 되면 현장에서 레코드 회사의 스탭이 "스미스, 아직이야?"라는 느낌으로 쩔쩔매기 시작하거든요.


스미스    아니, 이쪽도 미안하다고는 생각해요. (웃음) 그야 빨리 끝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야마우치 다만, 뭐, 좋은 걸 만들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스미스 감독과 촬영할 때는 12시간정도 연장될 걸 상정해두고.


-------- 엑!? 12시간 연장이라니, 정말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군요. 더불어 가장 촬영시간이 길었던 작품은?


스미스    <적황색 금목서>일까요. 그건 숙소를 잡고 촬영했어요.


-------- 숙소를 잡은 뮤직비디오 촬영이라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죠.


스미스    연주 씬을 수십개 곳 이상의 장소에서 일단 찍어보자고 해서, 찍고는 이동하는 걸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했었어요.


-------- 다만, 그만큼 시간을 들여 촬영하면서도, 스미스 감독의 영상은 너무 많은 정보를 집어넣지 않고, 어디까지나 연주 신이 중심이 되어서, 깔끔한 듯한 인상조차 느껴집니다.


스미스    그건 곡 덕분이 아닐까요?


야마우치 아, 하지만 그 점에 관해서 말하자면, 곡도 영상도 아트워크도, 시무라군은 "한마디로 말할 수 있는 걸로 만들고 싶어"라는 말을 줄곧 해서. 음악적인 면에 있어서도 심플한 기타 리프나 키보드 리프 주체의 곡이 많은 건 그 곡을 상징하는 메세지와 멜로디와 연주가 있으면 저희들의 사운드가 된다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인 거죠. 그래서 영상에 관해서도 산만하지 않고, 심플하게 보여지는 것이라는 바람을 스미스 감독에게 전해왔고, 그게<유선형>의 뮤직 비디오에서도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스미스    다만, 저한테 있어서는 지금의 후지패브릭은 새로운 텀을 맞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 변화를 <유선형>의 뮤직 비디오에도 표현할 작정이었습니다. 정서를 추구했던 초기 작품에서 시작해 <Surfer King>에서는 일본적인 이미지를 남기는 한편으로도 서서히 변화해서, <유선형>에서는 멤버 세명을 심플하게 찍으려고 생각했었죠.


야마우치 개인적으로 <유선형>의 촬영은 즐거웠어요. "무한회랑"의 아이디어를 형상화하는 것도, 촬영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사전에 알고 있었고요.


스미스    그래도 내 딴에는 빨리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웃음)


야마우치 그랬었어요? (웃음)


스미스    촬영 전 단계에서는 "밤을 새워 촬영하고, 다음날 낮이 되어도 아직 반정도밖에 촬영이 안 되어 있으면 어떡하지"라고, 조금 겁이 났었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든 새벽녘에 촬영이 끝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웃음)


야마우치 하지만 저희들로서는 어떤 영상이 될지 사전에 알기 쉽게 설명을 들었으니까, 끝이 보이지 않는 촬영도 아니었고요, 아날로그한 방향 그대로 철저히 만들어가는 촬영방법이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완성된 영상을 봤을 떄에는 감동했죠.


-------- 그런 촬영비화가 있었을 줄은.


야마우치 다른 이야기인데요, 스미스 감독은 물론 다른 아티스트의 작품도 찍잖아요? 그런 작품을 보면 "어라, 이것도 스미스씨야?"하는 일이 있기도 해서, 역시 작품이나 아티스트에 따라 작풍이 바뀌는 거죠?


스미스    음악을 전하는 것이 가장 먼저라 제 색깔을 내는 걸 그렇게까지 중시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후지패브릭은 최초 단계에서부터 맡기도 했고, 가장 제 색깔을 내고 있는 건 확실하죠. 저는 노골적으로 이상한 건 하지 않고, "하지만 사실은 이상한 걸 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을 좋아하니까, 그 점이 저와 후지패브릭의 공통되는 부분인 거라고 생각하고, 아마 제 색깔도 내기 쉬운 거겠죠.


야마우치 이상한 녀석이 이상한 걸 해도 그렇게 놀랍진 않은데, 평범한 녀석이 이상한 걸 하는 편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고요.


스미스    그리고 저는 최선단에서 누구도 하지 않는 것에 도전하는 것보다도, 언제나 그곳에 있는 것을 다르게 보는 방법을 제시하는 게 좋고요.


야마우치 저희들의 경우에도, 예를 들면 3코드의 록큰롤로 록큰롤스러운 기타를 쳐도 재미있지 않으니까 거기에 딸깍딸깍하는 닌자같은 리프를 붙여보거나. (웃음) 그렇게 해서 멤버 한사람 한사람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후지패브릭다운 이상야릇한 팝 감각을 일상 속에서 찾고 있는 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고.


스미스    그런 밴드이기 때문에야말로, 저도 영상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에 도전하고 있고, 정말로 고마워요.


-------- 도전이라고 하면, 이번 투어에서는 스미스 감독이 만든 영상이 사용되지요?


스미스    작년 연말에 Zepp Tokyo 의 라이브를 봤을 때, 그 이전의 후지패브릭과는 또 달라서, "아, 3명이서 하겠다는 건 이런 거였구나"라는 것을 제 나름대로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그 라이브에 영상을 붙일 수 있다면, 후지패브릭의 새로운 매력이 나오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야마우치 음악을 연주하기만 하는 라이브에 질렸다는 건 아니지만, 지금 시대는 음악과 영상이 긴밀한 관계에 있잖아요. 그 점에서 저희들은 이전부터 시각적인 소리를 곡에 넣어오려고 했었고, 요즘 최근에는 음악에 포함된 시각적 요소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있어서, 그걸 어떻게 모양으로 관객에게 전할 수 있다면 좀 더 라이브를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래서 이번의 시도도 실험이면서 도전이기도 해요.


스미스    하지만 실은 라이브에서 사용하는 영상 제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2007년 양국국기관에서 라이브용으로 원 시퀀스 분량의 영상을 만든 적이 있거든요.


야마우치 <푸른 새>와 <지평선을 넘어서>에서 영사막에 영상을 비추었었죠. 그래서 그 때의 경험에서 저희들의 라이브가 영상과 어울리는 걸 알았으니까, 이번에는 그걸 좀더 밀고 나아가 연주와 영상, 조명이 보다 더 녹아든 걸 제시하고 싶어요. (웃음)


스미스    다만, 뮤직 비디오에서도 그렇습니다만, 제 맘 속에서 영상은 주역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후지패브릭의 라이브를 즐기기 위한 명조연으로 있고 싶은 기분이니까, 영상을 하나의 계기로 해서 곡을 더 잘 즐겨주신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