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자와 다이스케 x 기타야마 마사카즈 (그래픽 디자이너)
-------- 기타야마씨는 2010년의 앨범 <MUSIC>부터 후지패브릭의 자켓이나 투어 굿즈의 디자인을 맡고 계십니다만, 처음에 어떤 대화에서부터 아트워크가 생겨나는 것인가요?
카나자와 먼저 곡이 완성되면 기타야마씨에게 들려주는 데서 시작하는데요, 소리를 시각화하는 작업이란 곰곰히 생각해보면 굉장한 일인 것 같아요.
기타야마 음, 먼저 사전 회의를 합니다만, 그때 음악과 가사의 세계관이 있는 편이 아이디어를 생각하기 쉬우니까 어떤 아티스트든 첫 사전회의 단계에서 최소한 데모를 듣고. 그 자리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 아티스트나 스탭에게 이미지를 들은 다음에 1,2주간 시간을 받아서 다시 사전회의를 하기도 하고. 뭐, 대화의 시작은 대체로 그런 느낌이려나요.
카나자와 저희는 최종적으로 멋있고 팝적인 걸 목표로 만들어갑니다만, 그 과정에서는 아주 굉장히 실험적인 걸 하거나, 우발적으로 태어난 걸 살리거나 하는데요, 기타야마씨도 마찬가지로 촬영에서 우발적으로 태어난 기적적 순간을 아트워크로 살리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기타야마씨가 자켓을 구축해가는 방법과 저희가 곡을 구축해가는 방법은 닮아있지 않을까 해요.
기타야마 그렇네요. 매번 마침 좋을 때 일어나는 우발적인 걸 다들 재미있어하는 게 있는 거 같아요. 예를 들어보면, 10월에 나온 최신 싱글 <Light Flight>는 아직 데모단계였던 가사에 밤의 풍경이나 점점 춤추며 올라가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있으니까, 저는 새처럼 부감하는 시점에서 빛이 점점 올라가는 비주얼 아디이어를 떠올렸거든요. 그래서 그 자켓에는 "어둠 속에 투사되는 빛"을 다루고 싶었는데, 그 빛을 저의 그래픽으로 표현할지 아니면 진짜 빛을 다중노출처럼 레이어로 겹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카메라맨인 하타 (히로토)씨한테 누르면 빛이 깜빡이는 장난감을 사용하자고 아이디어가 나와서. 그래서 촬영 당일 그 깜빡이는 장난감을 즉흥적으로 "던지면 어떻게 되지?"라던가 "슬로우 셔터로 하고, 그 빛으로 그림을 그려보자"라고 해서, 멤버들이 들고 촬영해봤더니, 머리로 상상했던 두개의 아이디어가 한번에 유기적으로 모양이 잡혀서. 최종적으로는 그 우연한 일이 "재미있다!"고, 아트워크에 채용되었던 거에요.
-------- 과연 그렇군요.
기타야마 그리고 그 깜빡이는 장난감은 하타씨의 딸이 가끔 엔니치에 사던 거였는데요, 그게 응가 모양을 한 거였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장난감에서 그 자켓사진이!"라는 발상의 비약에서 오는 재미를 즐겨주셨으면 해서, 이 팜플렛에 그 장난감을 함께 드리게 된 것입니다.
-------- 최신 싱글 자켓과 이 팜플렛의 특전 굿즈에는 그런 비밀이 있었군요.
기타야마 그렇게 우연히 생겨버린 것, 자기자신도 예측하지 못하고 태어나 버린 것은 굉장히 즐겁잖아요. 저도 하타씨도 촬영 때는 매번 그런 해프닝을 기대하기도 해서 발상을 한정하거나 결정짓지 않도록 하고 있고, 음악에 관해서도 비주얼에 관해서도, 크리에이터는 다들 많든 적든 그런 기적적인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제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어서, 오야마다 (케이고: 코넬리우스)군으로서도, 액시던트는 바로 지금뿐이라는 듯이 몰두해가고 있고, 다들 모이면 그렇게 즐기면서 물건을 만들어가는 건 필연이랄까.
-------- 그럼, CD의 아트워크를 맡을 때 기타야마씨가 정성을 다한 부분은?
기타야마 부분, 아트워크에 관해서 말하자면, 자켓도 밴드의 표현의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가끔 저명한 디자이너가 자신의 작품성을 전면에 내세운 자켓도 있기도 하지만 그게 밴드의 세계관을 표현할 수 없다면 그냥 아트 피스가 되어버리고, 그런 의미에서 후지패브릭이 가지고 있는 걸 과부족없이 표현하고, 나아가 저와 후지가 바라고 있는 것을 형태로 잡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죠.
-------- 그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음악을 들을 뿐만 아니라 기타야마씨와 후지패브릭이 커뮤니케이션을 거듭하면서 감성을 튜닝할 필요가 있겠군요?
기타야마 그렇죠.
카나자와 자주 마시러 가구요. (웃음)
기타야마 굉장한 중요한 일입니다. (웃음)
-------- 그런 술자리에서는 어떤 화제가 나오나요?
기타야마 그럴때, 다이짱은 진지하다고 생각해요. 다이짱은 카메라를 아주 좋아하니까, 그림을 만드는 일, 비주얼도 표현에 포함되어 있고, 언제나 같이 일을 하고 있는 하타씨와 카메라 이야기를 하거나, 제가 모르는 부분에서 하타씨가 "더 잘 할 수 있을거다"라고 열을 올려 이야기하거나 (웃음)
카나자와 기타야마씨와 제가 이야기하는 건 좋아하는 일본주에 관해서나, 안주에 대해서라던가.
기타야마 그러고보니 다이짱은 요리도 뛰어나지. 그거 부러운데.
카나자와 뭐, 하지만 그건 본가가 레스토랑이니까, 덤같은 거에요.
기타야마 하지만 만드는 걸 좋아하는 건 좋은 일이지. 저는 요리를 만드는 걸 꺼리는데요 (웃음), 디자이너라던가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면서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 잘하는 사람, 그리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죠. 역시, 다들 욕심이 많고, 상상력이 있으니까, "이 술과 이 요리가 어울려"라던지, 그렇게 즐길 수 있는 거죠. 마시러 간다는 의미에서는 최근에 재미있는 일이 있어요. 가끔 제가 자켓을 담당하는 아티스트끼리 서로 연락을 주고받아서, "마시러 가자"는 얘기가 됐고, 제 쪽에도 부르는 전화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 날은 일이 가득 차 있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거절했었는데요, 그 후에 "키타야마 이름으로 가게 예약해버렸어"라는 문자가 왔기 때문에(웃음), "알았다고, 갈게"라고 했죠. 그런데 그 때 모인 면면이 Salyu랑 아라키 유우코씨, 후지의 다이짱과 소우군, 그리고 오야마다군이었는데요, 그런 모임이란, 코디네이트된 관계로는 불가능한 거랄까, 모든 사람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야말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고.
카나자와 오야마다씨와 이야기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고요, 그때 재밌었죠. 그렇잖아요, 거기 모인 아티스트는 다들 멋있는 사람들이고, 그 아트워크를 한 손에 맡고 있는 게 기타야마씨고.
기타야마 우선 아라키씨가 거기 있던 아티스트 전원의 일터에서 드럼을 친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했고. 하지만 다들 억지로 모인 게 아니었죠. 저는 무리가 있는 현장은 만들고 싶지 않다고 줄곧 생각해오고 있는데요, 즐거운 사이인 사람들이기 때문에야말로 그렇게 자연스럽게 모이는 거겠죠. 후지와의 일만 해도, 작품마다 디자이너가 바뀌는 것이 보통이라고 생각합니다만, <MUSIC>이후 계속해서 작품에 관여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파장이 닮았거나, 잘 맞거나 하니까 그런것일 테고, 술자리에서 그런 걸 확인할 수 있어서 뭔가 행복하구나 해요. (웃음)
-------- 우연히 일어난 일을 작품으로 하는 일에 있어서는 그런 신뢰관계가 엇으면 불안함을 느끼고 말테고요, 신뢰관계나 있기 때문에야말로, 우연한 사건도 일어나기 쉽지 않을까 하네요.
카나자와 그렇죠. 고맙게도 기타야마씨는 밴드 멤버같은 느낌으로 관여해주셔서 굉장히 존경하고 있고,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일에 있어서도, 기타야마씨의 구성법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무언가 만들 때 어떻게 해도 산만해져버리니까요. (웃음) 기타야마씨의 일을 접하면 저도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죠.
-------- 기타야마씨는 비주얼표현을 통해, 카나자와씨는 음악을 통해, 자극을 받거나 서로 다른 교환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는 부분이 무척 흥미롭네요.
기타야마 맞아맞아, 감각적인 부분에서 서로 파장이 맞는다는 인상이 있으면, 그 다음의 작업에서는 "음"이나 "그치!"같은 소통이 되거든요. 거기에, 말이 필요없다는 무척 진부한 표현이라 별로지만, 말은 거드는 것만으로 됐고, 그 다음은 "마시러 갈까"가 되는 (웃음) 오히려 하나하나 설명해야만 하는 상황은 별로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거든요. 비주얼표현을 할 때 말로 하는 프레젠테이션도 필요하겠지만, 그 말이 논리정연하게 완벽했을 때, 그 비주얼의 표현력은 어느정도일까 생각하게 되죠. 그렇잖아요, 비주얼 그 자체에 힘이나 설득력이 있으면 말은 필요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가능한한 말에 기대지 않는 표현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카나자와 기타야마씨와 저의 소통도 무척 스무스하고 말이죠. 이번 <Light Flight>에서도, 기타야마씨한테서 한가지 아이디어를 받아서, "음. 멋있네요. 이걸로 부탁할게요"라는 대화였었고, 어느 종류의 감각은 공유할수 있지 않나 해서. 그리고, 이건 제가 느끼고 있던 건데요, 키타야마씨는 우뇌와 좌뇌의 밸런스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죠.
기타야마 (웃음) 어, 그게 무슨 말이야?
카나자와 우뇌는 감각, 좌뇌는 이론이나 이성이죠. 기타야마씨는 그 밸런스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기타야마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것들이란, 정말 굉장히 아마추어같다고 여기고 있는데요. 아마추어같다는 것도, 예를 들면 광고업계의 디자이너 분들은 업무 성격상 그렇기도 하지만, 정말 논리정연하고, 발상도 구축되어 있고, 그 구축된 것을 설명하는 식의 비주얼이 되는 일이 잦죠. 하지만 저는 그런 디자이너가 아니라는 걸 일찌감치 알고 있었고, 우연히 일어나는 일을 재미있어하면서 기다리는 작품제작을 반복하면서 그 경험치를 올리는 걸로, 우연성을 작품으로서 성립시키는 방법은 알게 되니까요. 그 노하우를 알고 있는 아마추어가 지금의 저같다고 생각해요. 그 노하우를 다이짱이 보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발상 그 자체는 아마추어로 있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것이 우뇌와 좌뇌의 이상적인 밸런스란 걸지도 모르겠네.
카나자와 저희들의 경우에도 만드는 음악은 저희들뿐만이 아니라 관객에게도 들려주는 것이니까, 여러 사람들이 알아줄만한 입구를 만들면서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걸로 자유롭게 놀거나, 액시던트한 걸 집어넣는 일도 많고요, 레코딩에서 엔지니어를 부탁하고 있는 다카야마(테츠)씨에게도, 기자재에서 예상하지 못한 노이즈가 나오면 "그거 녹음해!"라고 하기도 하고.
기타야마 에러나 버그, 그런걸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카나자와 그렇죠. 훌륭하구요, 비슷하게 놀고 있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작품을 만드는 게 즐겁죠.
기타야마 다카야마씨도 역시, 나는 코넬리우스를 시작으로 그가 관련되어 있는 작품의 아트워크를 맡은 적이 굉장히 많기도 하고, 친구라고 부르는 종류는 아니지만, 의도치 않고 비슷한 사람이 모이는 거지.
카나자와 하지만 이번에 기타야마씨와 이야기해보고 그런 우연한 사건을 살리는 것의 재미를 재확인하는 한편, 저의 변변치못한 보케블러리도 깨닫게 됐어요. 좀더 기타야마씨처럼 이야기할 수 있게 되고 싶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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