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2004년 4월호에서 재게재)
오늘도 부지런히 사운드트랙 만들기
시무라 마사히코
나는 소설을 읽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
왜냐면 이야기의 장면마다 하나하나 그 풍경을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곡을 만들기 시작해버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것에 촉발되어 자기 곡으로 완성되어버린 곡도 몇곡인가 있다. 굳이 말하자면, 곡을 만드는 데 있어서의 인스피레이션은 어떤 툴에서라도 얻을 수 있다.
그 중에도 책이 가장 좋다. 단순히 소리가 흘러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도가 무한히 있다.특히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의 사운드트랙을 만드는 건 실로 즐겁다. 풍경이 다채롭고 생생하게 전해져온다. 그래서 무라카미씨의 소설에는 리얼리티가 있는 멜로디가 자주 떠오른다. 독자 여러분에게는 무라카미씨의 작품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하므로 아무것도 쓰지 않겠다. 쓰지 않겠다기 보다는, 송구스러워 쓰지 못하겠다.
다만 한가지, 나는 무라카미씨를 변태망상가라고 멋대로 추측하고 있다. 과거에 뭔가 있었던 게 틀림없다. 여기서 말하는 변태란 작품 주인공의 철저한 심정토로에서 엿볼 수 있는 '징그러움いやらしさ'이다. 잘못 생각한 걸지도 모르지만, 완벽하고 훌륭한 주인공은 나오지 않는다. 그런 주인공들은 완벽한 일을 아직 해내본 적 없는 내가 볼 때 실로 생생한 것이다. 나는 <해변의 카프카>부터 시작한 소위 '무라카미 초보'이지만, 그의 작품을 거듭해 읽는 사이 음악가도 소설가도 결국에는 마찬가지의 일을 한다고 재확인했다.
나는 오늘도 사운드트랙을 만들러 부지런히 힘쓰며 무라카미씨의 작품처럼 생생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거꾸로 말하자면, 곡에서 삼부작소설이 나올 정도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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