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과 내 방을 서로 바꿨다. 방 크기상 원래 이랬어야 맞는데, 내 침대가 지금 내 방에 안 들어가는 크기였기 때문에 내가 안방보다 큰 방을 썼었다. 오랫동안 좌식생활을 고집해온 부모님이지만 엄마의 무릎관절염이 심해지면서 의사가 입식을 권유했고, 내 침대를 엄마가 쓰게 됐다. 아빠는 여전히 침대 옆에 요를 깔고 잔다. 난 드디어 내 방이 생긴 거 같다.
3월부터 무직이 되면서 이삼일정도는 바닥에 늘러붙은채로 지냈고, 지난 화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짐을 옮기고 책장을 정리하고 청소했다. 엄청난 양의 종이류를 버렸다. 껴안고 있던 많은 것들을 버렸다. 언젠가는 쓰겠지 했는데 결국 한번도 쓰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귀찮아서 못 버리고 있던 것들도 많이 버렸다.
만화책 중에서도 언젠간 양도할 사람이 나타날거라 믿고 꾸역꾸역 가지고 있던 것들을 버렸다. 그 중엔 펫숍오브호러즈 10권도 있었고 슬램덩크 8권, 9권도 있었다. 알라딘 중고서점조차 사주지 않았던 책들이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누군가 관심있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까 했는데.. 내가 적극적으로 찾지 않은 탓이 클 것이다. 책도 좀 노랗게 된 것 빼곤 새책이었는데 맘이 아프다. 아이실드21은 꼭 교보나 알라딘 웹에 올려서 중고판매를 성사시키고 싶은데 이것도 완결까지 모은게 아니라 ㅠㅠ 책장은 이미 포화상태라 방바닥에 따로 쌓여있다.
책장을 사려고 인터넷 샵을 뒤지고 오늘은 이케아도 갔다왔다. 이케아에서 괜찮은 걸 발견했지만 비쌌다. 배송비 문제가 다른 방향을 찾지 못하면 맘에 딱 드는 건 아니지만 지마켓 합판 책장을 사야 할 것 같다. 엄마는 화장대를 열심히 보고 있다. 이케아에는 화장대가 딱 하나 뿐이었다.
아, 이케아 밥은 의외로 괜찮았다. 절인연어샐러드는 조금 짰지만 후렌치후라이를 케찹 없이 먹으면 싱거우니 쌤쌤이다. 그 자리에서 바로 회원가입을 했더니 치즈케잌도 2천원이나 할인받고 커피도 무료로 마실 수 있었다. 미트볼은 사진에 비해 실물이 너무 별로여서 먹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다 해동시킨 음식을 파는 것 같지만 맛은 나쁘지 않다.
빨리 책장을 사서 넘쳐나는 씨디도 갈곳을 잃은 책들도 정돈하고 싶다... 아무튼 내일은 미러볼을 달고 (드디어!) 유럽에서 사온 공모양 전등을 달 것이다. 아래 사진처럼 생긴 조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