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일기

요리삼매경

서울소녀회 2015. 6. 14. 00:17

요즘 요리를 이것저것 해보고 있다.

 

* 집에 있는 시간이 길다.

* 피부 때문에 먹을 수 있는 것이 제한되어 있다.

* 다이짱과 키요시상의 'SESSION IN THE KITCHEN'이 집에 있다.

 

세번째 요인이 가장 중요했다. 진심으로 다이짱.. 아니 짱다이선생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유루이카에 사연이라도 보낼까.

선생님의 간편한 레시피가 맨날 두부와 참치와 계란후라이만 먹고 살던 불쌍한 아토피 환자를 구원하셨음을 아셔야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조금 부지런을 떨면 저건 하루에 한번 정도만 먹어도 된답니다.

 

중화풍 계란토마토, 마요네즈 까르보나라, 헬시 닭가슴살 샐러드, 갈렛트, 치킨크림카레필라프, 쇼유타마고를 해봤다.

가장 많이 해본건 마요네즈 까르보나라인데 (정말 만만하다) 제일 맛있었던 건 헬시 닭가슴살이었고

엄마의 평이 제일 좋았던 건 중화풍 계란토마토였다.

 

갈렛트는 처참했다. 일단 메밀전이 바싹 익지 않았다. 

서양식 오코노미야키라길래 대충 레시피와 비슷한 재료들로 채웠는데 너무 밍밍했다.

심기일전하여 다음엔 레시피대로의 재료를 모두 갖추고 도전해볼 생각이다. 특히 햄과 치즈는 반드시 준비할 것이다.

 

아, 제일 간단한건 쇼유타마고일테지만 그건 요리라기보단... 간장에 노른자만 옮겨담으면 되는거라..

 

매운 걸 못 먹기 때문에 김치전과 순두부찌개를 센세의 레시피대로 만들어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

 

그리고 5년만에 다코야키를 만들어 먹었다.

맛있지만 귀찮았다. 안 만들어 먹어도 되게 긴다코가 한국 진출 했으면 좋겠다.

친구는 내가 긴다코를 얘기할 때마다 맛이 없다고 꼭 한마디를 하지만 정말 배부른 소리다.

그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반도의 다코야키는 그냥 밀가루볼이다. 무지 퍽퍽하고 기름진. 크기는 토끼똥만한데다..

 

5년전 일본에서 만들어먹던 다코야키 전기 기계를 한국으로 가지고 왔지만, 변압기가 없으면 220볼트를 연결할 수 없는 종류였다.

기계 본체가 980엔인데 이걸 돌릴 수 있을 만한 용량의 변압기는 3-4만원돈.

언젠가를 기약하며 변압기를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만 약 5년..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110/220 호환이 되는 기계를 찾아 지난 4월 시부야 돈키호테에 갔지만 그곳에도 없었다. 

시부야 돈키에 없다니 도쿄 어디에도 없겠지.

오사카에는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정말 더이상은 참을 수 없어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가스불에 올리는 철판을 샀다.

 

 

5년간 변압기랑 주고받은 밀당이 너무 간단하게 해결되었다.

도쿄에서 사온 다코야키코와 기타 재료들로 푸짐하게 해먹었다.

게다가 최근 일본 식재료를 한국에서도 살수 있는 곳을 알게 되어 재료때문에 고민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기분이 좋다.

언젠가 만화방을 열고 라면과 함께 다코야키도 팔고 싶다... 조금 탄 타코야키겠지만 소스와 가츠오부시가 가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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