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ove in the air/Fujifabric - MGZ

(카타요세 아키토 블로그) 후지패브릭3

서울소녀회 2015. 2.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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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패브릭 3

フジファブリック3

Katayose Akito

2010年7月12日

23:00


가을반인 <적황색 금목서>를 레코딩할 쯤에는 후지패브릭 멤버들과도 제법 허물없이 지내게 되었다. 

셀프기획<구락부 아카네이로>에 Great3 을 부르고 싶다고 해서 시모키타자와의 QUE에서 함께 공연도 해냈다. 

 

아마 그날밤 MC에서 내가 후지와의 레코딩 에피소드에 관해 쓸데없는 얘기만 잔뜩 했던 것 같다. 

연주로 뜨거워지면 다이짱이 왠지 바지를 점점 치켜올리기 때문에,

나랑 시무라군이 그 엉덩이에 먹혀버린 청바지를 보고 '카나자와 오브 조이토이' (완전옛날!)

라고 이름을 붙였다던가,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 

 

라이브 종료 후에 시무라군이 내게 '멋진 연주를 하고나서 쓸데없는 MC라니 좋네요!

저도 따라할래요!'라고 말을 걸어서 무심코 쓴웃음지었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 

확실히 그 때의 시무라군은 MC에 서툴러보여서, 자칫하다 곡 사이에 침묵해버리는 일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그 특유의 블랙 유머를 전개하는 MC로 즐겁게 해주게 되었다. 

 

결국 한번도 시무라군의 집에 놀러 가지는 않았지만 그와의 대화 사이에서 엿보이는 사생활은

상당히 유니크해보였다. 

'저기, 시무라군 방은 어떤 느낌이야?'라고 물어봤더니,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좁은 방 안 한가운데 코타츠가 있고, 거기 앉아서 양 팔을 펼치면 책이나 CD, 악기나 기자재라던가 필요한

거에 바로 손이 닿게 되어 있어서 무척 마음이 안정되는 장소에요.' 라고 말했다. 

내게는 그 그림이 쉽게 상상되어, 어쩐지 미소가 지어졌다. 

게다가 그 좁은 방에 보컬 레코딩용의 거대한 부스(전화박스정도의 크기다)를

사서 둘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라고 의논하러 오기도 했다. 

 

아무튼 그가 생활의 전부를 음악에 바쳤다는 것은 일목요연했다. 

분명히 그의 머릿속의 97%는 음악으로 가득찼고, 나머지 3%는 아마 좋아하는 B급 아이돌이나 뭔가로

끝이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아는 한, 연애에 정신을 뺏기는 타입은 도저히 아니었다. 

그런 기질은 그의 러브송에도 잘 나타나있지 않은가. 

내게는 그가 노래하는 대상의 여성은 실제 여성이 아니고 시무라군의 머릿속에서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늘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나의 상상일 뿐이지만. 

 

그리고 가을반을 위해 준비된 <적황색 금목서>도 또 굉장한 곡이었다. 

이 곡은 이른바 A멜로디, B멜로디, 사비를 반복하는 통상적인 팝뮤직의 틀을 벗어난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한번 노래된 A멜로디로 돌아가지 않고, 억제된 중에도 뜨거운 마음을 담은 연주가 거침없이 장면을 바꿔나가

드디어 처음에 들었던 프레이즈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더니 엔딩이 되는, 상당히 유니크한 구성. 

 

나는 A멜로디에서 처음 사비로 갈 때 밴드 전체의 연주를 조금만 스피드업시키면 좋지 않을까

제안했다. Dinosaur Jr.등이 가끔 사용했던 방법이다. 

그에 따라, 조용히 시작했다고 생각한 곡이 어느샌가 열기를 띠고 드라마틱한 브릿지로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듯하게 완성하고 싶었다. 시무라군도 그 아이디어를 마음에 들어 했다. 

 

새 드러머 아다치군은 시무라군의 머릿속에 울리는 이미지를 구현하려고 몇번이나 시도했지만,

'뭔가 아닌데...' 라는 말을 듣고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나 자신도 그가 가진 비트감을 좋은 느낌으로 밴드에 매치시키는데 시간이 걸린 것도 있었다. 

 

아다치군이라는 드러머는 상당히 유니크한 감성의 소유자였다. 

명 재즈 드러머, 토니 윌리엄스가 좋다고 말하면서도 '카타요세씨, B'z 드럼 들어보세요,

최고니까!'라고 말하기도 하는 감성. 

그 때 나는 메인 스트림 J-POP에 정말 어두워서, B'z의 드럼소리에 주의를 기울였던 적이 한번도 없었으니까

놀랐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퓨전에서 왕도 J-POP까지 경계없이 사랑하는 폭넓은 취향이 비교적 매니악한 음악취향을

가진 다른 멤버들 속에서는 다소 붕 떠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아다치군은 두번째 앨범 <FAB FOX>를 마지막으로 후지를 탈퇴, 그 후 앨범에서는 키도군 등 여러 멋지고

탁월한 드러머가 서포트로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가 빠진 후의 후지패브릭을 듣고

나는 아다치군이 맡고 있던 그 비트감이 초기 후지패브릭의 한가지 핵심을 이루고 있었던 것을 깨달았다. 

 

그건 클래식 록을 사랑하고 키스 문이야말로 드러머의 정점이라고 생각한 나나 시무라군의 감성과는

또 다른 벡터였으면서도, 사실은 그것이야말로 매니악한 요소로 넘쳤던 후지패브릭의 세계에

이른바 J-POP리스너도 빠져들게하는 데 성공한, 숨겨진 요소의 하나였던 것일지 모른다고도 생각했다. 

그것을 당시 프로듀서로서 깨달아주지 못했던 것은 나의 책임이다. 


<아지랑이>의 다카야마군의 MIX에 큰 자극을 받은 나는 <적황색 금목서>에서는 나 자신이 상당히 깊게 믹싱까지

관여하기로 결심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내게는 엔지니어로서의 경험도 지식도 전무에 가까웠다. 

하지만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엔지니어인 카와즈라군에게 콘솔 실무를 도움받으면서, 2인3각으로 여러가지 EQ, 밸런스, 음색 등 내

멋대로 만들어갔다. 가끔 카와즈라군이 '이건 상식을 벗어났어요!'라고 말할 때도 있었지만,

브릿지 등에서는 아다치군의 드럼이 그야말로 키스 문처럼 들릴 때까지 대담하게 페더를 조작하기도 했다. 

 

너무 열중해서 완전히 시간개념을 잃어버렸었던 것 같다, 결국 믹스가 완성된 것은 새벽녘이었다. 

완성된 곡을 들은 멤버들은 그 모양을 마음에 들어해주었으나, 나 자신이 너무나도 믹싱에 빠져든 탓에

프로듀서로서의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한심한 이야기지만 완성도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되어버렸었다. 

 

그래서 다시금 다카야마군에게도 <적황색 금목서> 믹스를 부탁하여, 그 두 믹스를 비교해 듣고

멤버들이 좋아하는 쪽을 CD에 수록하기로 결정했다. 

다카야마군의 믹스는 내 믹스에 비해 매끈해서, 역시 다카야마! 라고 생각하게끔 하는 프로페셔널하고 근사한 완성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시무라군이 고른 것은 내 믹스였다.

나는 '진짜로?!"라고 그의 의지를 다시 확인했으나, 그는 그저 내 눈을 똑바로 보며, 자신있는 듯

'괜찮아요. 카타요세씨의 믹스로 갈게요.'라고만 말했다.

 

며칠전 방구석에서 그 두개의 믹스를 마스터링한 CD가 나왔다.

지금의 귀로 들어도, 역시 다카야마씨의 믹스쪽이 안정감도 있고, 안심하고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미숙하고, 흔들흔들거리고, 일그러진 내 믹스를 선택한 시무라군의 기분도 지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런 그의 기분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뜨거워져버리는 것이다.

 

후에 시무라군은 <적황색 금목서>는 정말로 마음에 들었는데, 라이브에서는 그 좋은 게 어떻게 해도

재현이 안 돼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도 <적황색 금목서> 이후 그렇게 깊게 믹싱 엔지니어로서 관여하지는 않고 있다.

나는 어디까지나 프로듀서로서의 입장에서 엔지니어링에 관여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フジファブリック「赤黄色の金木犀」

フジファブリック「赤黄色の金木犀」